용인시가 뚜렷한 사유도 없이 6급 팀장을 대기발령 조치해 뒷말이 무성하다.

21일 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교통관리사업소 소속 A팀장을 대기발령하고 A팀장 자리에 시민소통담당관 소속 B팀장을, B팀장 자리에는 처인구 건축허가2과 소속 C팀장을 전보발령했다.

시는 A팀장을 대기발령하면서 "그동안 고생했으니 좀 쉬라"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을 뿐 별 다른 사유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5·6급 승진 및 전보인사를 3일 앞둔 시점에서 특정 팀장을 겨냥한 ‘핀셋 인사’가 급작스럽게 이뤄진 것이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복수의 공직자들 말을 종합하면 이번 인사는 민원인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전형적인 ‘희생양 인사’다.

그동안 동백지구 일부 주민들이 주축이 돼 활동 중인 네이버 카페 ‘동백××××’에서 교통정책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해왔고 이들의 요구가 이런저런 이유로 전적으로 수용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당 카페 운영진이 관련 부서 담당자 교체를 요구해 왔고,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담당 국장을 장기교육 대상자로 선정한 데 이어 이번에 담당 팀장을 대기발령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한 공직자는 "당연한 얘기지만 용인시의 대중교통 정책은 특정 지역의 이해만을 반영할 수는 없다"며 "시 전체를 보고 수립·추진되는 정책에 대해 무리한 요구를 하면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11월 8일 동백지구와 서울 강남역을 오가는 5003번 노선버스 18대 가운데 6대를 2층 버스로 교체해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갔다"며 "해당지역의 민원이 상당 부분 해소됐는데도 선거를 앞두고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고, 이에 굴복해 승진 및 전보인사를 3일 앞두고 소신껏 일해온 담당 팀장을 문책성 대기발령 조치한 것은 일을 하지 말라는 말과 다를 게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결코 문책성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대기발령"이라며 "내일(22일) 5·6급 승진 및 전보인사가 예정돼 있고 A팀장은 새로운 보직을 맡게될 것"이라고 했다. A팀장은 말을 아꼈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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