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내가 나한테 붙여준 별명이 있다. 그것은 새들이 돼지에게 도둑맞은 알을 찾기 위해 장애물을 격파하는 내용의 모바일 게임 주인공 ‘앵그리버드’다.

 ‘앵그리버드’는 동그란 얼굴에 둥근 눈과 뾰족한 부리의 형상을 하고 있다. 특히 짙은 눈썹이 포인트다. 아마도 아내가 나한테 별명을 붙인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 최근여러 가지 일들이 많아 인상을 많이 찌푸리고 다니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모습이 앵그리버드와 흡사한가 보다. 아내가 붙인 별명에 아들도 덩달아 신이나 내가 얼굴을 찌푸릴 때마다 "아빠! 또 앵그리버드가 됐어요"라며 놀리곤 한다.

 아내는 나에게 거울을 많이 보라고 한다.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집에 있을 때나, 차를 타고 다닐 때나 틈만 나면 거울을 보라고 한다. 그러면서 아내는 "잔뜩 찡그린 후 거울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라며 거울을 가져다 준다. 그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정말 보기가 흉했다. 또 아내는 "당신이 그렇게 얼굴을 찌푸리면 그 얼굴을 보고 있는 우리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 기분은 어떨지 생각해 봤냐"며 지적할 때가 많다.

 결국 해답은 바로 내가 스스로 웃으며 편안한 얼굴 모습을 보이면 되는 것이다. 아내는 또 "사람들을 상대할 땐 언제나 거울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라"며 "거울이 스스로 웃을 수 없듯이 당신도 그냥 웃는 법이 없지"라며 많이 웃을 것을 독려했다.

 마지막으로 아내는 나에게 "웃는 얼굴에 침 뱉지 않듯이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상대방을 생각해 얼굴에 감정을 표현하면, 하고자 하는 일을 절대 이룰 수 없다"며 "밖에서 페이스조절 좀 잘하고, 정 힘들면 집에 와서 나하고 상의합시다"라며 조언을 해 주곤 한다.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감정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관상’이라는 점술도 생긴 것이라 본다. 항상 찌푸린 얼굴을 하고 다니는 사람에게는 그 누구도 친근감 있게 다가오지 않는 법. 성공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그 얼굴, 인상(人相)에서 성패가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항상 거울을 보면서 인상을 관리하려 한다. 그래서 ‘앵그리버드’가 아닌 ‘하회탈’이 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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