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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연 인천교육사랑회 대표
"위원장님, 이번 교육감 후보 누구를 지지하세요?" "대표님, 이번 교육감 선거 누구 찍으실 거예요? 먼저 판단해서 정보 좀 주세요." 요즘 부쩍 이런 전화를 자주 받는다. 아직 후보군도 확정되지 않았지만, 하마평에 오른 후보들 덕분인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의견들이 분분한가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청렴을 내세우며 당선된 진보교육감이 영어의 몸이 돼 직위 해제된 그의 말로를 지켜본 터라 인천의 학부모들은 실망이 크다.

 아침에 눈을 뜨며 검색하는 기사들엔 시·도교육감선거를 다룬 기사들이 즐비하다. 지난 선거처럼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단일화의 움직임이 기사화되기도 하지만, 그리 순탄하지 않은 듯도 보인다.

 어느 학부모는 또 이런 질문도 한다. "교육감 선거에 진보, 보수가 왜 필요한 거예요? 정치인도 아니고, 정당소속도 아닌데 왜 진보, 보수로 나뉘는 건지 전 도대체 그것부터가 이해가 안 돼요."

 그렇다. 교육감은 정치인이 아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치인처럼, 정치인 같은 선거를 치른다. 마치, 정치인 ‘따라쟁이’처럼….

 정당에 소속 된 지방자치단체 선거 후보들과는 본질부터 달라야 하는 교육감 선거가 민선으로 치러지면서 이런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얼마 전 교육감권한대행인 부교육감이 어느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낸 2천억 원이라는 세금이 4년마다 교육감 선거 비용으로 쓰인다는 내용의 기사를 접하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교육에 관심 꽤나 있다는 학부모인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나는 지난 3년 동안 인천시교육청의 다양한 활동을 해오며, 특정집단과 단일화로 추대된 교육감 당선자는 소신 있는 교육행정을 펼칠 수 없음을 진즉 경험했다. 단일화후보로 선정되거나 특정단체의 지지를 받아 교육감에 당선된 후보는 절대 스스로 소신 있는 교육행정을 펼칠 수 없는 허수아비 그 자체이다. 우리가 뽑은 그 당선자는 단일후보가 아니라면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전제를 둔 당선자이며, 그러기에 후보 ‘한 사람’이 아닌, 바로 ‘그 세력’을 선택한 것임을 우리 학부모들은 똑똑히 인지해야 한다.

 스스로 결정권이 없는, 자력이 없는 교육감을 뽑아서 무엇 한다는 것인가? 단일화 과정 또한 그렇다. 개인적 친분이나 지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서는 절대 안 된다. 참여하는 후보자들이 정말 인천시의 유·초·중·고등교육을 제대로 이끌어 갈 전문성과 역량을 가졌는가에 대한 정확한 성찰이 요구된다. 단일화 참여 후보자가 개인적인 욕심과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자기중심적 편견과 아집에서도 벗어나 있는 후보인가를 ‘매의 눈’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교육은 정치가 아니다. 교육은 때론 원칙을 철칙으로 여길 만큼 기본에 충실한 보수 성향을 끝까지 유지해야 하는 고집스러울 만큼의 소신이 있어야 하고, 때론 과감한 혁신을 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진취적인 면도 필요하다. 그건, 헌법을 준수하는 행정을 바탕으로 하는 교육행정을 유지하면서도, 4차혁명과 AI시대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시대에 맞는 교육정책을 추진해 나가기 위해 반드시 이 두 가지 모두가 꼭 필요한 면모이기 때문이다. 하나, 현실은 다시 그 전철을 밟으려는 듯 보인다. 이름만 바뀌어 나뉜 진보, 보수 후보들이 다시 어설픈 단일화를 하려 한다. 답답한 노릇이다. 급기야 단일화를 하는 진영이 무조건 승리할거라는 소름끼치는 논리들이 지난 선거를 다시 떠올리듯 유령처럼 떠돌아다닌다. 이 무슨 아이들을 볼모로 한 놀음판 같은 선거 행태란 말인가? 정치인을 흉내 내는 ‘따라쟁이 선거’인 교육감 선거, 정말 이대로는 안 된다. 인천시민 모두가 투표하는 교육감 선거에 이젠 우리 학부모들이 모두 리더로 나서야 한다. 시민들이 자치단체장 선거에만 관심을 갖고, 교육감 선거는 일명 깜깜이 선거라고 여기며 무관심하지 않도록 인천 시민이자 학부모인 우리들이 앞장서야만 한다. 그건 바로 소중한 우리의 아들, 딸들의 학교 생활과 우리 인천, 나아가 대한민국 인재들의 미래가 교육감 손에 고스란히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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