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연일 평창올림픽과 관련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야당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에 대한 과잉 의전 시비를 제기하고 여당은 적극 반격하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보니 온통 북에서 내려온 여성 한 명에 대한 기사로 도배돼 있다"며 "우리가 유치한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 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한 언론사와 통화에서 "현송월 단장이 ‘불편해하신다’며 국정원이 취재진을 통제한 점을 들어 지나친 의전"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통합파와 바른정당도 이에 가세했다. 친안(친안철수)계인 장진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행여라도 현송월 단장의 심기를 거스를까 안절부절 못하며 저자세로 일관하는 우리 측 태도는 참으로 봐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도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을 겨냥해 "(이 총리가) 우리 선수들이 마치 단일팀 구성을 환영한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이는 사태를 왜곡한 것"이라며 "여자아이스하키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이민지 선수의 페이스북 글을 보고 반성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보수야당의 공세에 즉각 방어하고 나섰다. 야당의 공세를 방치할 경우 여론전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평창행 평화열차에 제동을 걸려는 한국당에 매우 유감"이라며 "한국당 대표부터 대변인까지 반공주의를 연상시키는 극우적 발언을 쏟아내는 것이 목불인견"이라고 각을 세웠다.

그는 "막무가내식 흠집 내기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강원도민과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것"이라며 "철없고 철 지난 정쟁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회의에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까지 가세해서 평양올림픽이니, 인공기 입장은 안 된다느니 말씀하시는데, 청맹과니가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반통합파와 정의당은 여당 입장과 궤를 같이했다. 국민의당지키기 운동본부 대표 조배숙 의원은 정례회의에서 "남북 당국의 전향적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며 "지금은 평화를 말할 때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2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자유한국당을 향해 "나라 얼굴에 먹칠하고 세계적인 망신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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