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가 파킨슨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밝혀졌다.

렘수면 행동장애가 파킨슨병으로 발전할지 MRI 검사를 통해 예측한 연구 결과가 보고된 것은 세계 최초다.

이번 논문은 영상의학 분야 인용도 1위인 영상학(Radiology) 저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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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민 교수(왼쪽), 배윤정 교수
23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신경과 김종민 교수와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 연구팀은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18명, 파킨슨병 환자 18명, 비질환자 18명에게 동일 기간 각각 MRI 검사를 실시, 향후 2년간 파킨슨병 진행 여부를 추적했다.

그 결과 2년 후에 파킨슨병으로 발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는 큰 차이가 발견됐다.

파킨슨병으로 진행하지 않은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7명은 아무 질환 없는 건강한 사람(비질환자)과 동일하게 뇌 MRI 사진에서 하얗고 동그스름한 부분(흑질의 구조물인 nigrosome)이 발견됐다.

하지만 1~2년 후 파킨슨병으로 발전하게 되는 환자 11명의 경우 파킨슨병 환자 18명과 마찬가지로 이런 부분이 나타나지 않는 특별 소견을 보였다.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중 절반이 넘는 60%(7.13배)가 파킨슨병을 앓게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퇴행성질환으로 몸이 굳어가고, 손발이 떨리며, 잘 걷지 못하는 증상과 함께 우울, 불안감이 함께 동반된다.

발견된 지 20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는 "렘수면 행동장애를 그저 잠버릇이 사나운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종민 교수는 "렘수면 행동장애에서 파킨슨병으로 발병, 진행되는 전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다면 파킨슨병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 근본적인 치료 및 예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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