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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인천상공회의소에서 유정복 시장이 ‘2018년도 시정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 = 인천상공회의소 제공

인천은 올해 대한민국 ‘제2도시’가 될 수 있을까. 이 물음의 답은 ‘아니다’이다.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알 수 있다. 인천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있는 도시가 여전히 많다. 대표적인 도시는 ‘울산’이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인천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천782만 원이다. 이는 울산(6천96만 원)의 절반 수준도 안된다. 전국 평균(3천192만 원)에도 모자란다. <관련 기사 3면>

인천의 1인당 GRDP를 뛰어 넘는 지역은 더 있다. 충남(4천987만 원), 전남(3천790만 원), 경북(3천679만 원), 충북(3천501만 원), 경남(3천221만 원), 경기(2천952만 원) 등이다.

1인당 개인소득도 인천(1천705만 원)은 울산(2천18만 원)에 못 미치고 소비 규모도 적다. 울산은 대기업 중심의 지역경제를 갖추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산업도시로 불린다. 울산 인구는 117만 명이고, 면적은 1천61㎢이다. 인천은 인구 300만 명에, 면적은 1천63㎢으로 전국 최대다. 더구나 지역경제 규모는 적은데, 바깥에서 쓰는 돈은 더 많은 상황이다. 인천의 2014년 역외소비율(신용카드 기준)은 52.8%로 16개 시·도(세종시 제외) 중 가장 높다. 대구(44.3%)와 부산(44.7%), 광주(45.5%), 대전(47.3%), 울산(49.1%)은 주민들의 지역 내 소비가 모두 인천보다 많다.

반면, 타 지역 주민이 인천에서 소비하는 비율인 소비유입률은 25.3%에 그친다. 대전(32.3%), 광주(28.4%)보다도 낮다. 높은 역외소비율은 지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지역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지역 내 가게의 문을 닫게 한다. 인천시는 지역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2도시’ 탈환에만 눈이 먼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1인당 GRDP가 부산(2천356만 원)보다 높다"며 인구 350만 명의 제2도시 부산을 따라잡겠다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얕은 꼼수만 부리고 있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삶의 질 향상 등 미래 비전 없는 ‘말 장난’으로 투영(投影)될 수밖에 없다.

유정복 시장은 최근 수차례 신년 강연에서 ‘서인부대’를 강조하고 있다. 서울·인천·부산·대구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올해 인천이 부산을 앞질러 대한민국 2대 도시가 된다는 뜻이다.

유 시장은 "인천은 GRDP 증가율 등 주요 경제지표에서 이미 대구를 능가했고 부산을 넘어서고 있다"며 "올해는 인천이 서울에 이어 대한민국 2대 도시로 자리매김 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2016년 인천의 GRDP는 80조9천억 원으로 부산의 81조2천억 원과 불과 3천억 원 차이라며 같은 해 경제성장률도 인천이 3.8%로 1.7%인 부산을 큰 차이로 따돌려 골든 크로스를 눈 앞에 뒀다고 주장한다.

김창선 시 대변인은 "중국은 G2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8천 달러에 불과해 유럽의 작은 나라인 룩셈부르크(10만 달러)에도 못 미친다"며 "세세한 지표로 따지기 보다 인천이 갖고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 요인인 인천공항 T2 개항, 인천항 300만TEU 달성 등을 발판 삼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제2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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