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지구(IBD) 개발과 관련해 정점을 치닫고 있는 주주간 갈등이 실무진 차원에서 풀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여 건의 송사를 치르고 있는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와 포스코건설이 ‘IBD 사업 전권’을 서로 내놓으라고 싸우는 사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과정에서 이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24일 NSIC와 포스코건설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입국한 스탠 게일 NSIC 회장은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주재하는 포스코건설과의 중재회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김 청장이 불참을 알리면서 게일 회장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귀결됐다.

청장 부임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양 측간 중재회의를 수 차례 주재해 온 김 청장이 돌연 ‘개별 기업간 문제는 알아서 풀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측은 김 청장의 태도 변화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사이 게일 회장은 송도 NSIC 사무실에는 2∼3번 들른 반면, 서울에서 주요한 업무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한 친분 관계에 있는 게일 회장이 미국 재계를 대표해 정부에 국내의 불공정한 외국인 투자환경을 개선해 줄 것을 다양한 ‘루트’로 타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게일 회장의 핵심 주장은 IBD 사업에 불공정한 사업 방식이 만연해 있어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했고, 사업권마저 잃게됐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NSIC 지분은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이 7대 3의 비율로 나눠 갖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기업간 갈등은 FTA 재협상 이슈가 될 수 없다"며 "국가나 공공기관의 불공정한 행정 등에 따른 기업의 피해는 개선돼야 마땅하지만 기업간 내부 사정으로 인한 갈등은 FTA와 무관하다"고 했다.

NSIC 관계자는 "양 측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무진에서 풀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선 것 같다"며 "윗선의 조정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게일 회장은 지난 23일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포스코건설 사장과의 협의 테이블을 가졌지만 내용은 비공개로 부쳐졌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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