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국비 지원이 지지부진한 복정정수장 고도 정수처리 시설사업에 시비를 선투입해 공사를 시작한다.

이상고온 현상으로 한강물에 녹조 발생 빈도가 잦아지면서 이를 취수원으로 하는 복정정수장의 악취 발생 등을 우선 차단하겠다는 조치다.

25일 시에 따르면 자체 사업비 170억 원을 우선 투입해 오는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올해 안에 복정정수장 고도 정수처리 시설 설치 공사를 시작한다.

고도 정수처리 시설은 표준 정수 방식으로 처리할 수 없는 냄새 유발물질과 유기물, 질소, 인 등 소량의 유기물질을 오존처리와 활성탄 처리 공정을 통해 걸러낼 수 있는 기술이다.

사업비는 현재 설치된 일반 정수처리 시설 전면 개량비 206억 원과 고도 정수처리 시설 신규 설치비 740억 원 등 총 946억 원이 필요하다.

지난 2011년 환경부의 국비 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국비 70%(518억 원), 시·도비 30%(222억 원)를 각각 분담하기로 하고 추진됐다. 당시 계획대로 2019년까지 정상 추진하려면 연 50억 원 정도의 국비가 매년 지원돼야 했지만, 최근 8년간 국비 지원은 70억 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불규칙하게 지원돼 설치 공사는 2013년 1월 실시 설계 용역과 심의를 마친 상태에서 멈춰 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는 환경부와 경기도 등 다각적 협의를 거쳐 시비를 우선 투입하기로 24일 방침을 정했다.

한강의 녹조류 발생에 따라 이곳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시민들의 민원 문제도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예산 지원이 지지부진하고, 한강의 녹조류 발생 때마다 악취 민원이 계속돼 먼저 시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면서 "이를 통해 성남 및 복정정수장의 수돗물 공급체계가 고도 정수처리 시설로 일원화되면 지역 불균형 문제 해결에도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복정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지역은 수정·중원지역 전체와 분당지역 일부다.

사업이 완료되면 복정정수장의 수돗물 생산·공급량은 하루 28만t에서 31만t으로 늘게 된다.

분당, 판교지역으로 공급하는 수돗물은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성남정수장에서 생산하며, 이곳은 고도 정수처리 시설이 설치돼 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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