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여야 원내대표 회동’ 제안에 야당의 반응이 엇갈려 성사가 불투명해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회동 성사를 위해 야당 설득에 분주한 모습이다.

우 대표는 24일 저녁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비공개 만찬자리를 가졌고, 25일에는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집무실을 방문해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우 대표는 김동철 대표 방문 후 기자들에게 "전반적으로 협력을 잘해보자는 이야기가 오갔다"며 회동 성사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같은 당 원내 관계자도 "제1야당이 부정적이라면 의미가 많이 퇴색하기 때문에 한국당 입장이 중요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청와대 회동에 거부 입장을 명확히 하며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각을 세웠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 여당에 대한 여론과 국민 정서가 안 좋으니까 국면전환을 위해 원내대표 회동을 요청하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애들 장난치듯 하는데, 제1야당 원내대표가 애들인가"라며 목청을 높였다. 이어 "9개월간 정치보복을 일삼는 정권이 전 세계에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개의 목소리도 아닌 것처럼 여기며 일방통행식으로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정치보복, 정책보복, 인사보복을 즉각 중단한다면 우리 당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평창올림픽 개막 이전에 언제든지 올림픽 성공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당은 회동에 응할 뜻을 비쳤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청와대 회동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작년 5월에 한번 회동하고 8개월이나 지나 제안하는 것은 협치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꼬집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으로서는 참여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민주당 원내지도부 초청 오찬 자리에서 우 대표가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와 2월 임시국회를 위해 여야 원내대표 청와대 회동’을 건의하자 이를 수용해 회동을 검토하라고 한 바 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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