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이 세계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 23일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전 세계랭킹 1위인 노바크 조코비치를 상대로 3대0 완승을 따낸 장면은 감동 그 자체였다.

 승리와 함께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는 대한민국 각종 1면 사진을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곧 이어 신문, 방송, 라디오 등 각종 매체에서 ‘수원의 아들’이란 수식어를 붙였다.

 그렇다. 정현은 수원이 고향이다. 수원 영화초, 북중, 삼일공고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체대에 재학 중이다. 아버지 정석진 씨도 전 삼일공고 테니스 감독을 역임했으며, 형 정홍도 실업 선수로 활약 중이다.

 수원의 아들이 자랑스럽게 세계 테니스계를 주름 잡자 곳곳에서 정 선수 자랑을 늘어놨다. 경기지사는 과거 정현 선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선전을 기원했고, 수원시장은 정 선수가 결승에 진출하면 직접 호주에 가서 응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다른 행사장에서도 정현으로부터 받은 사인볼을 직접 자랑하기도 했다. 정현이 졸업한 삼일공업고등학교도 방학 중임에도 불구,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도 여러 군데에서 모교 출신의 선수가 세계적 테니스 선수로 발돋움했다는 축하 전화를 받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이처럼 수원의 아들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알린 것은 축구선수 박지성 이후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동이다. 수원의 아들들이 펼치는 활약상은 보고 듣는 것으로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다.

 오는 6월에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현재 여야에 차기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 대부분은 비경기도 출신이다. 야권 후보 중 몇 명이 경기 출신이기는 하지만 수원 출신은 없다.

 스포츠계에서 수원의 아들들이 이름을 날리 듯 대한민국 정치사에도 크게 이름을 남길 인물이 수원에서 나왔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정치건 스포츠건 수원의 아들인 나에게도 동네 형, 동생의 선전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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