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산업용 전기 심야요금(경부하대 요금) 인상 방침이 인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14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을 발표하면서 올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경부하 요금 중심으로 차등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경부하 요금’은 전기 부하량이 적은 오후 11시∼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쓰는 산업용 전기를 최대 절반 이상까지 할인하는 제도다. 경부하 요금의 최저 가격은 1㎾h당 52.8원으로 기준 단가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경부하 요금을 올리는 대신 피크시간대나 중간부하 시간대의 요금을 다소 낮춰 전체 요금 수준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은 현재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업체가 드물어 별다른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인천 남동·부평·주안산단의 지난해 10월 가동률은 각각 63.7%, 60.8%, 64.7%에 불과했다. 지난해 1∼9월 가동률 역시 60∼70%에 머물렀다. 반면, 반도체와 철강,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은 심야전기요금 인상이 생산원가 부담으로 이어져 지역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인천 수출액은 392억 달러로 5년 연속 최고실적을 경신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1위(55억5천900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철강판이 3위,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중간원료가 각각 6, 7위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온도·습도·압력 등을 항상 일정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만일 한 공정이 멈추면 재가동에 한 달 이상 소요된다. 제강업도 전기로 고철을 녹여 철강재를 만들기 때문에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대표 업종으로 꼽힌다. 석유화학업체 한 관계자는 "원유가 굳으면 설비를 재가동하기까지 한 달 정도 걸린다"며 "공정 특성상 4조 3교대로 24시간 가동할 수밖에 없어 산업용 심야전기요금 인상은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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