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화재 참사와 관련 정치권의 책임 공방이 치열하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공세가 거세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추세를 보인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27일 밀양을 찾아 ‘총리 인책론’을 제기하는 등 맹공을 퍼부었다.

홍 대표는 조문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이 정부는 정치보복하느라 바빠서 예방행정은 할 생각도 안하고 민생은 뒷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세월호를 이용해 정권을 잡고서 정권 출범 후 재난사고로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아무도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김부겸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총리가 나가는 것이 맞지 않나"라며 이낙연 국무총리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홍 대표는 민주당 일각에서 경남지사 출신인 자신을 향해 책임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 "책임을 우리에게 거꾸로 넘기는 것을 보니 후안무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장제원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이 정권은 나라가 이 모양이 됐는데도 누구 한 명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국무총리는 사고만 터지면 사과하기 바쁜 ‘사과 총리’로 전락했고, 행정안전부 장관은 합동분향소를 지키는 장관이 됐다"고 꼬집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며 방어에 주력했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이 평창올림픽에 이어 밀양 참사마저 색깔론으로 공세를 퍼붓는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현송월 때문에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고 막말을 내뱉고 내각 사퇴까지 주장하고 나섰다"며 "한국당의 자중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제윤경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민은 비통에 빠져 있고 정부는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시점에 한국당은 연일 정치공세만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추미애 대표는 27일 밀양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직전 이곳 행정 최고 책임자가 누구였는지도 한 번 봐야 할 것 같다"며 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겨냥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인천 계양을)도 이날 트위터에 "세월호 같은 해양사고는 중앙 정부 관할이고, 소방안전본부는 지방정부 소속 관할인데, 홍준표 전 지사, 밀양시장, 국회의원이 모두 한국당 소속"이라고 한국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안전 대한민국 실현’ 발표 사흘 만의 사고라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불신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땜질식 대책으로는 더는 안 된다"며 "정부는 선진국 수준의 소방안전 점검 등 안전대책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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