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빠진 호랑이, 날개 잃은 새일 뿐<虎無爪 鳥無翼>

후한 마지막 황제가 온갖 시련을 겪으며 낙양에 도착했을 때 도시는 완전히 폐허가 되었고 이각과 곽사의 연합군이 추격해오고 있었다. 이 위기에서 조조에게 구원을 청했고, 조조군이 달려와 이들을 물리쳤다. 이 당시 양봉과 한섬이라는 인물이 황제 측근에 있었다. 이들은 원래 황건 잔당으로 화적질을 하다가 우연히 황제에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둘은 조조가 오자 "앞으로 조조가 권력을 잡을 텐데 우리 둘이 당할 수도 있다. 핑계를 대고 달아나자"고 상의하고 멀리 도망쳤다.

조조가 "그들이 날 의심하는구려"라고 딱하다는 듯이 말하자 동소라는 인물이 대답했다. "그들이야말로 보잘것없는 자들인데 뭘 염려하십니까. 그들은 발톱 빠진 호랑이요, 날개 잃은 새일 뿐입니다. 조금도 신경쓰지 마십시오."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시원찮은 인물들이 권력 주변에 모여들어 설쳐대고 요직을 차지하는 건 동서고금 다를 바 없다. 그래서 ‘호무조 조무익’은 권력 주변에 서식하는 한심한 인물들의 대명사로 통한다. 요즘 대한민국에 너무 많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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