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태극전사들의 ‘금빛 담금질’에 첨단 과학의 힘도 한몫을 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은 30일 간담회를 통해 평창 올림픽에 대비한 국가대표 선수 지원 상황 등을 소개했다.

스포츠개발원은 한국의 메달밭인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종목 외에 봅슬레이, 스켈레톤, 프리스타일 스키 등 사상 첫 메달이 기대되는 설상 종목을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봅슬레이, 스켈레톤을 맡은 민석기 선임연구위원은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선수 개인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강도와 횟수를 세세하게 조절하고, 구간별 기록 측정 필드 테스트를 통해 기록 단축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효율적인 피로회복을 위해 여러 방법에 따른 젖산 감소율을 데이터화해 최적의 방안을 찾는 등 다각도로 과학이 활용됐다.

봅슬레이의 경우 ‘필승조합’을 찾고자 지난해 7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테스트에 민 위원이 직접 참여했다. 총 12개 조합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뒤 2인승 원윤종-서영우 등의 조합이 결정됐다.

프리스타일 스키에서는 기술 영상분석이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 모굴의 간판 최재우와 ‘모굴 황제’ 미카엘 킹스버리(캐나다)의 동작을 심판의 시선과 같은 위치에서 촬영된 영상으로 비교 분석하는 식이다. 박종철 선임연구위원은 "모굴 공중 동작에서는 높이, 멀리 뛰는 것보다 짧고 낮게 빨리 회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재우는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을 수행하고 있어서 이런 부분에 따라 메달 가능성이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운동측정 시스템’이 도입돼 트랙에서 선수들의 모든 움직임, 심박 수 등을 데이터화해 활용하고 있다. 송주호 책임연구위원은 "지난해 5∼9월 체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고, 10월 이후엔 월드컵에 출전하면서 기술분석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는 "스타트에선 ‘키네틱 체인’(관절 연결)이 제대로 이뤄져야 효율적인데, 이상화의 경우 무릎이 안 좋을 때와 비교해 10월 이후 좋아져 고무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기력 자체만큼이나 수요가 많은 게 큰 경기를 앞두고 심리적인 안정을 얻기 위한 상담 프로그램이다. 대화를 통한 상담 외에 일정한 청각 자극을 주며 몰입력을 높이고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메트로놈’ 등이 이용된다.

심리지원을 담당하는 황승현 연구위원은 최재우가 이 과정에 가장 열성적으로 참여했다고 귀띔했다. 황 위원은 "최재우가 소치 올림픽에서도 그랬고 중요할 때 잘하려다 보면 과속할 수가 있어서 그런 마음을 빼고 ‘천천히 가는 것’에 초점을 뒀다. 하계훈련 기간 태릉선수촌에서 다른 선수들의 훈련량을 보고 경각심을 느끼면서 생각을 정리한 점이 최근 성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림픽뿐만 아니라 패럴림픽에도 과학적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 휠체어 컬링에선 초정밀카메라를 통해 세밀하게 동작을 분석하고, 노르딕 스키와 바이애슬론의 경우 대표팀에서 심리 전문 연구위원이 개인적인 상담과 측정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개발원 측은 전했다.

박영옥 스포츠개발원장은 "3년 이상 집중적으로 평창 대회의 성공을 위해 종목별로 자원을 투입했다. 정밀한 과학적 시도들이 대회에서 결실을 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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