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8년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노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현재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사진은 사건현장인 아파트 주차장.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지난 2008년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노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현재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사진은 사건현장인 아파트 주차장.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의 계양산 전통시장(구 병방시장) 상인들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사건을 잊지 못한다.

사건 현장 부근에서 잡곡 상점을 운영하는 권모(50)씨는 "동네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특별히 원한 가질 사람도 없는 평범한 할머니가 끔찍한 일을 당해 마을 전체가 한동안 뒤숭숭했다"고 말했다.

2008년 8월 18일 5시 48분께 계양산 전통시장 옆 아파트 단지 옹벽 밑에서 송모(당시 62세·여) 씨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아침 일찍 출근하던 아파트 주민에게 처음 발견됐다. 아파트 경비원이었던 박 모(당시 63세) 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송 씨의 시신 상태는 매우 엽기적이었다.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멍이 들어 있었다. 하반신 특정 부위가 심하게 훼손됐다. 경찰 조사 결과, 송 씨의 사인은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였다. 현장 주변에서는 송 씨가 사건 당일 소지하고 있던 우산과 화장품 등이 발견됐다. 소지품 등을 불에 태운 흔적도 있었다.

당시 경찰은 8개 형사팀을 동원해 인근 임학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피해자 동선 추적 결과, 송 씨는 숨지기 전 날인 8월 18일 친구들과 모임을 위해 부천에 간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일 오후 10시 50분께 인천지하철을 이용해 귀가하던 송 씨의 모습이 시장 인근 폐쇄회로 화면에 잡혔다. 그것이 마지막 모습이었다.

수사를 맡았던 한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는 이 근방에 CCTV 설치율이 저조한 데다 성능도 떨어졌다"며 "증거 부족으로 범인을 특정하지 못해 탐문수사의 범위가 넓어져 애를 먹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채취한 증거물에서 유전자를 확보하고 수사 대상자들과 대조했으나 일치하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어렵게 확보한 ‘쪽 지문(부분 지문)’은 형태가 불명확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조차 감정 불가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수사당국은 수사 범위를 넓혀 인근 조직 폭력배를 비롯해 조현병 환자와 마약 상습투약자들을 탐문했으나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수사가 다시 활기를 띤 것은 새로운 제보와 수사기법의 발전이다. 시신 발견 전 날인 8월 17일 오후 11시께 현장 주변에서 배회하는 남성을 목격했다는 인근 주민의 제보로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경찰은 제보를 토대로 인근에 거주하던 40대 조선족 남성을 범인으로 추정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과학수사팀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미제사건 중 유일하게 피의자를 특정해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성폭행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 DNA 채취가 어려웠으나, 새롭게 개발된 수사 기법에 대입해 용의자와 일치하는 지 재감정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찰청 미제사건팀 관계자는 "사건 당시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행적과 담당 경찰서에서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하고 있으며, 증거가 확보되면 국제경찰과 공조해 범인을 검거할 예정"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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