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욱은 조조의 위나라를 위해 큰 공로를 세운 대표적 인물이다. 그가 황제를 구원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조조를 설득했다. "옛 춘추시대 진문공(晉文公)은 천자인 주양왕을 받들어 모셨기에 제후들이 그에게 복종했고, 한고조(漢高祖 : 유방)는 초의제의 장례를 잘 치러줬기에 세상의 인심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천자가 장안에서 피난해 낙양에서 겨우 조석을 꾸려간다는데 장군께서는 마땅히 달려가서 천자를 받들어 모십시오. 그리하시면 민심이 따르고 그야말로 만년대계가 이뤄질 것입니다."

 사실 당시의 황제는 국가원수이기도 했지만 천하 백성의 아버지라는 관념이 강했다. 황제가 부패 무능하여 세상이 어지러워져도 이런 의식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순욱의 진언에는 묘한 의미가 담겨 있다. 즉, 모개라는 인물이 말한 ‘신하답지 않은 신하들에게 호령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신하답지 않은 신하들이란 한마디로 야심을 가진 제후들을 말한다. 그러니까 그들을 제압하기 위해 황제를 이용한다는 전술적 의미라는 점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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