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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오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봅슬레이 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용 총감독(왼쪽 세번째)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 썰매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이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목표로 내걸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의 이용 총감독은 31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가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평창 트랙에서의 주행 훈련은 마쳤다. 진천선수촌으로 옮겨 스타트 훈련에 매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전까지 ‘썰매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이후 연맹이 우수 인재를 영입하고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확대되면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썰매 종목은 ‘홈 이점’이 큰 편이다.특히 평창 올림픽 썰매 종목이 치러질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2016년 10월에야 완공돼 세계 선수 대부분이 낯설어한다. 평창 트랙에서 봅슬레이 선수들은 총 452회, 스켈레톤 선수들은 380회 연습 주행을 소화하며 완벽에 가깝게 코스를 익혔다.

대표팀이 꼽은 금메달 후보는 남자 스켈레톤 윤성빈(24)과 남자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33)-서영우(27) 조다.

남자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인 윤성빈은 평창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그는 자신의 우상이었던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가 10년 가까이 쌓아올린 제국에 균열을 일으켰다. 윤성빈이 올림픽 금메달까지 거머쥐면 세계 남자 스켈레톤의 ‘윤성빈 시대’를 열게 된다.

윤성빈은 이날 "7차 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와 훈련하면서 얼음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며칠이 걸렸다. 현재는 완전히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총감독은 "이제 윤성빈이 두쿠르스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본다. 어차피 스켈레톤은 혼자 출발해 혼자 골인하는 경기이니 두쿠르스 얘기는 굳이 더 안 해도 될 거 같다. 윤성빈이 자기와의 싸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남자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서영우 조는 2015∼2016시즌 세계랭킹 1위에 올라 ‘기적’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하지만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유럽, 북미 선수들이 전열을 정비한 가운데 두 선수가 부상에 시달렸고 외국인 지도자 간 갈등까지 불거져 2016∼2017시즌 성적이 뚝 떨어졌다. 올 시즌 성적도 기대에 못 미치자 올림픽이 열릴 평창 트랙에서 더 많은 훈련을 소화하기 위해 일찍이 귀국했다.

이 총감독은 봅슬레이 대표팀을 이끌며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올림픽을 앞두고 삭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세계랭킹 1위도 해봤지만 이후 떨어졌고 여러 복잡한 상황과 맞물려 ‘혹시 평창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에 너무 괴로웠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봅슬레이 선수들의 기록이 약 2주 전부터 단축되기 시작했고 최종 테스트에서는 깜짝 놀랄 만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 총감독은 "그런 기록이면 독일이나 캐나다 같은 강국의 어느 팀이 와도 이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원윤종-서영우-김동현(31)-전정린(29)으로 이뤄진 남자 봅슬레이 4인승 조는 월드컵 메달이 전무해 사실상 언론의 관심 밖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초 한국으로 돌아와 평창 트랙에서 반복 훈련을 한 결과 기량이 급성장했다. 동메달까지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다.

썰매를 조종하는 역할인 ‘파일럿’ 원윤종은 "평창 트랙에서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전 세계 어느 드라이버가 와도 내 경험과 기록으로 미뤄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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