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보름 앞두고 밥상 물가가 심상치 않다. 한파로 산지 수급이 원활치 않는 오이와 고추 등 시설 재배작물 값이 친정부지로 올라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1일부터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15일까지 ‘설 농축산물 성수품 수급 안정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물가 안정에 온 힘을 쏟고 있으나 시장 등 현장의 체감물가는 요지부동이다.

이날 오후 이마트 연수점의 식품코너. 애호박을 진열해 놓은 가판대 위에는 ‘1개 2천430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평소 개당 1천500원 하던 애호박이 60%가 넘게 뛴 것이다.

아기와 함께 장을 보러 온 주부 A(38·여) 씨는 "호박이나 오이 같은 채소가격이 평소보다 전반적으로 오른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같은 시각 남구 신기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3개에 2천 원 하던 오이는 개당 1천 원, 풋고추와 피망도 평소보다 2배 가까운 가격에 팔고 있었다.

시장 내 어물전 상인은 "돔이나 민어 등 차례상에 차리는 생선은 1천 원 정도만 올랐지만 손님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오징어는 2마리에 7천 원까지 급증했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4인 가족 기준으로 설 차례상을 마련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이용하면 26만2천600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상황을 보면 차례 비용은 예상보다 더 들 전망이다. 특히 4일부터 또다시 한파가 시작되는 등 올해 설 명절 기상 이변 등으로 ‘물가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시 관계자는 "폭설만 내리지 않으면 농산물 가격은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물가 안정화에 집중해 시민들이 즐겁고 편안한 명절을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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