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가 이재명 시장의 본회의장 불출석 등을 문제 삼으며 회의 진행을 거부, 파행으로 회기를 끝냈다.

성남시시의회는 지난 2일 제235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시가 제출한 총 284억4천여만 원 규모의 제1차 추경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시장의 본회의 불출석, 의회 경시 등을 문제 삼은 자유한국당 등 야당 측 반발로 처리가 무산됐다.

야당 의원들은 이 시장 출석을 요구하며 정회하기도 했지만 이 시장이 외부 일정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자 추경안 처리를 보이콧했고, 안건 처리 없이 산회됐다.

이 과정에서 발언권을 요구하는 민주당 A의원과 도중에 정회를 선포한 의장 사이에서 고성과 욕설이 나오며 몸싸움 직전까지 갔으나 동료 의원들이 말려 사태가 악화되지는 않았다.

무산된 추경안에는 고교 신입생 무상교복 지원비 26억6천여 만원, 청소년 배당 예산 175억6천여 만원, 성남FC 운영비 55억 원, 시내버스 공공 와이파이 회선 사용료 4억1천여 만 원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소비자보호과 신설과 야당 의원들이 발의한 청년배당 조례 폐지안도 불발됐다.

임시회 파행은 야당이 지난해 말 본예산안 심의 때 예산 통과 조건으로 지적한 사항을 시가 수용치 않고, 당시 삭감된 예산을 추경에 다시 올린 데 대한 반발에서 시작됐다.

한국당 이재호 당대표 의원은 "지난해 여야 격론 끝에 최종 의결된 본예산 서류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삭감 예산이 이번 추경에 그대로 올라온 것은 의회를 우롱하는 행동"이라며 "이 시장이 말로는 지방분권을 외치면서 시민과 의회를 기만하고 있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지난해 본회의가 열린 24회 중 14차례 불참했고, 참석한 10회 중 2차례는 중간에 본회의장을 떠났다"며 "이 시장 마음대로 예산을 요구하면서 정작 본인은 참석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이날 판교창조경제밸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미래차 산업 간담회 참석을 이유로 의회에 본회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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