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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현 광주소방서 재난예방과 홍보담당자
새해 첫 절기인 입춘이 지났다. 봄의 마중길 입춘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한파의 추위가 매서워 봄을 기다리는 마음마저도 얼어붙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최근 잇따른 대형 화재에 봄이 빨리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나만의 생각일까?

유독 올해 겨울은 대형화재 참사가 끊이질 않아 국민적 불안이 커져만 가고 있다.

지난달 모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기업 티몬은 2018년 1월 1일부터 29일까지 가정용 소화기가 지난해보다 148% 늘어난 4천300여 개가 팔렸으며 불이 나면 연기를 감지해 경보음을 울리는 단독경보형 감지기 판매도 늘었다고 밝혔다. 11번가에서는 같은 기간 가정용 소화기 판매액이 186% 증가했으며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87%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휴대용 소화기와 감지기 등 가정용 화재 관련 용품 판매가 급증한 이유는 화재에 대한 불안 심리,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 내가 그 화재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이유라 생각된다.

지난해 2월 5일부터 모든 주택에 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화재 예방 및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인 보급률은 30~4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에선 소화기와 감지기만 잘 갖춰도 불이 날 경우 실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용어도 낯설고 비용도 많이 들며 설치도 너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 대상은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이며 설치 기준은 소화기는 가구별, 층별 1개 이상 비치해야 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방, 거실 등 구획된 실마다 설치하면 된다.

인터넷 매장 또는 대형 할인점, 인근 소방기구 판매점 등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1만 원대로 가격이 저렴하고 천장에 달기만 하면 돼 설치 또한 간단하다. 이후 제품별 성능에 따라 10년간 화재감시자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소화기도 보관 및 관리 환경에 따라 10년까지는 사용 가능하다고 하니 막연한 화재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한다면, 가족의 안녕을 바란다면 우리는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1990년대 히트를 한 보일러 광고가 생각난다. 추운 겨울 시골에서 생활하는 노부부가 등장하고 며느리로 추정되는 여성 내레이터가 남편에게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 드려야겠어요"라고 걱정스레 말하는 것으로 끝을 낸다.

조금 있으면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다. 고향집 부모님의 안전이 걱정된다면 이번 설 명절에는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해 드리는 건 어떨까? 고향 집에 안전을 선물하고 안심을 담아오는 따뜻한 명절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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