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가 ‘시민행복’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내팽개친 채 이전투구(泥田鬪狗)하고 있다.

6일 시의회 246회 본회의에서는 본인의 지역구 챙기에 급급한 나머지 논리에도 맞지 않는 주장들이 난무했다. 상임위에서 부결됐다가 본회의에 부의한 ‘2019~2021년도 인천시립학교 설립 계획 변경안’이 대표적이다. 교육위원회에서 해당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신영은 의원은 이날도 도림고 문제를 들어 입장을 고수했다. 원도심에서 학교가 빠져 나가서는 안된다는 이유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인천시민이 아닌 지역구 내 유권자들의 표심을 의식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 안건에는 도림고를 비롯해 영종, 청라, 송도 등 지역 내 9개 학교 설립이 달려 있었다. 이날 해당 안건은 찬성 28명·반대 1명·기권 1명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5분 발언에서도 무책임한 발언이 이어졌다. 최용덕 의원은 "경인고속도로 관리권 이양만 받았을 뿐 환경변화가 없고, 고속도로 기능도 살아있는데 속도를 줄일 이유가 없다"며 "유정복 시장이 정치력을 발휘해 100㎞로 달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의 일환으로 60∼80㎞로 낮춘 기준 속도를 다시 이전으로 돌리자는 이야기로 현실성이 없다.

대안제시 없이 시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온 시의원도 있었다. 박승희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 이관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SL공사의 재정 적자 폭은 실제 최근 3년 꾸준히 줄었고, 2016년 당기순이익이 189억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수입 감소 우려는 반입수수료를 현실화하면 해결가능하다는 인천시의 기존 주장을 그대로 가져왔다. SL공사의 수입감소우려와, 이관 선결조건 미이행 등 현재 공사이관의 쟁점을 풀어낼 방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

노골적인 정치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용범 의원과 박병만 의원은 시 재정건전화 관련 자유한국당 기자회견을 진행한 제갈원영 시의장을 꼬집어 비판했다. 박병만 의원은 "제갈원영 의장의 행로가 시민을 위한 것인지, 시정 홍보를 위한 유 시장의 홍보위원 역할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갈원영 의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에 당연히 참여 안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당 의원과 한 것이다"라며 "민주당의원은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지, 시당 위원장을 위한 정치를 하는지 다시 묻고 싶다"고 말해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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