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정문정 / 가나출판사 /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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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은 일상에서 만나는 무례한 사람들, 사람마다 관계마다 심리적 거리가 다르다는 점을 무시하고 갑자기 선을 넘는 사람들에게 감정의 동요 없이 단호하면서도 센스 있게 할 수 있는 의사표현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조직생활에 맞지 않거나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게 될까봐 속마음을 숨기고 계속해서 곱씹다 보면 그 사람이 나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은 사라지고 지나치게 예민한 나만 남는다.

 그렇다고 강하게 불쾌함을 표현하면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평가를 얻기 쉽다. 한국 정서상 연장자나 상사에게는 그런 표현을 더더욱 하기 힘들다. 하지만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기보다 잠깐 참는 게 낫다며 무례한 일을 당하고도 그저 지나친다면 갈수록 바로잡기 어려워진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라고 누군가 목소리를 낼 때 세상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무례한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화내거나 울지 않고 나의 입장을 관철할 수 있을까. 저자는 우리 앞에 놓은 인간관계의 현실과 그런 현실에 대한 고찰, 회사와 가족, 연인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둘러싼 사람들 사이에서 자기 자신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방법들을 자세하게 이야기한다. 저자가 시도한 훈련법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과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을 담아 무례한 사람을 만나도 기죽지 않고 우아하게 경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참는 것이 미덕인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무례한 사람들은 우리가 가만히 있는 것에 용기를 얻어 다음에도 비슷한 행동을 계속한다. 또 삶에서 만나는 다음 사람들에게도 용인받은 행동을 반복한다. 저자는 사회적으로 서로의 ‘갑질’을 제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누구든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 장려될 때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문화가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표현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며, 세련되게 불편함을 표현하는 노하우를 키워갈 수 있기를 권한다.

인생극장
노명우 / 사계절 / 1만7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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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극장’은 사회학자인 아들이 대신 쓰는 부모의 자서전이다.

한 개인이 세속을 살아가며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문제들, 생활인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고통과 분노의 순간들을 우리 모두의 문제로 끌어올리는 것에서 사회학의 존재 의의를 찾는 사회학자 노명우. 그가 최근 3년 사이 차례로 세상을 떠나며 스스로 기록을 남기지 못한 아버지, 어머니의 자서전을 대신 썼다.

1942년생 아버지, 1936년생 어머니.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전쟁을 겪고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이룬 세대가 공유한 사회적 운명이 새겨져 있는, 역사가 특별히 기록할 리 없는 전형적인 ‘한국 남자’였다. 또 자식 교육에 모든 것을 걸었던, 역시 특별할 것 없는 전형적인 ‘한국 여자’였던 부모의 삶을 복원하기 위해 저자는 1920~1970년대 대중영화를 소재로 삼았다.

부모의 삶이 온몸으로 증명하는 세속의 가치들, 우리 모두의 인생에 새겨진 한국적인 세상물정의 면면들을 오래된 필름과 함께 펼쳐내며 한국 현대사의 큰 줄기가 보통 개인들의 삶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면밀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인생의 밀도
강민구 / 청림출판 /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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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며 종종 얼마 전의 상식과 지금의 상식이 충돌해 다투는 속도의 부조화와 맞닥뜨린다. 그때마다 짜증보다는 두려움을 강하게 느낀다. 나 또한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이전의 세상에서 나오지 못한 비상식적인 사람이 될 것 같아서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미래의 정체에 대해 속 시원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도 못하다.

다만 일상의 영역에서부터 거대한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에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는 초조함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 미래의 갈림길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강민구 대법원 도서관장은 ‘인생의 밀도’에서 자신의 삶에 비춰 답을 제시한다.

같은 24시간이지만 누군가는 24일처럼 보내고, 누군가는 24분처럼 보낸다. 하루를 채운 밀도의 차이가 하루하루 쌓여 24년이 지나면 인생의 밀도는 현격하게 벌어진다. 누구나 밀도 있는 삶을 원하지만, 하루를 천 년처럼 언제나 몰입해서 지낼 수는 없다. 다만 날마다 비우고 다시 채우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반추하고 앞날을 가늠할 때, 최소한 어제보다는 밀도 있는 오늘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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