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내 인터넷망을 이용해 불법 도박사이트가 운영되는 등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소식이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공항은 국가 보안시설이다. 이러한 시설의 보안이 철저히 유지되지 못하고 뚫린다면 그 폐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게다가 인천공항은 국제공항이다. 도박이 문제가 아니다. 각종 보안시설이 적나라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인천경찰청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인천공항 모 면세점 보안담당 외주업체 보안팀장 A씨와 직장동료 B씨 등 모두 8명을 적발했다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공항 인터넷망을 이용해 불법 도박사이트를 상시 홍보 운영했다.

 마치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A씨가 사용한 컴퓨터에서는 여객들의 주민번호·이름·연락처 등 개인 신상정보와 통장번호, 보안카드, 탑승권, 상주 직원 출입증 등을 비롯해 인천공항 내 일부 설계도면, 사진, CCTV 영상 등 10만여 건의 개인정보가 발견됐다. 자칫 A씨가 사용한 공용컴퓨터가 해킹됐을 경우 국가 주요시설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었다는 우려다.

 그러잖아도 공항이 사이버테러, 해킹 등에 노출될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걱정의 소리가 나오던 터다. 인천공항은 세계 각국의 시민들이 출입국 시 이용하는 출입구다. 내일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막일이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평창 동계올림픽 시기를 틈타 경기를 이용한 인터넷 불법 스포츠도박 행위가 성행할 것으로 보고 단속에 나서고 있다. 철두철미한 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리운영 주체인 인천공항공사는 직접적인 관리 책임이 없다고 일관하고 있다. 이유는 공사는 별정통신사업자로서 입주업체에 통신망을 재공급만 할 뿐 관리하거나 감독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라 하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공사 측은 유해사이트 등을 방문하는 것을 막을 방법과 권한도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한다.

 근자 들어 각종 테러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번 공항 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적발을 계기로 철저한 보안 점검이 요청되고 있다. 보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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