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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숙 화성동부경찰서 행정관
엄마 인권이 뭐예요?

 인권업무를 맡았다고 하니 나에게 묻는 우리 아들의 첫 질문이었다.

 그러니까 인권이 뭐냐면…, 해놓고 혼자 잠깐 생각한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권리라고 하던데….

 그래요? 기본권리가 뭔데요?

 자꾸 질문이 길어지고 꼬치꼬치 물어보니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망설여진다.

 인간답게 살 권리 아닌가?

 지금도 인간답게 살고 있는거 아니에요?

 그렇지 지금도 인간답게 살고 있는 거지, 엄마도 인권을 뭐라고 정의하기가 참 어렵네.

 어렵다고 말해놓고 또 생각하는 나, 무엇이 인권을 이리 어렵게 만들어 놓은 걸까. 사회일까? 내 자신일까? 당연한 기본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세상을 원망해야 하는 건지, 아님 그 기본 권리를 대답 못하는 무지(無知)인 나를 원망해야 하는 건지, 말로만 떠들어대며 인권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찾아야 하는 건지. 노트를 꺼내 적어본다. 인권! 그리고 그 뒤에 또다시 붙여 본다. 인권+경찰!

 난 경찰이 아니다. 단지 경찰서에서 몸을 담고 근무한 지 25년차 행정직 공무원. 인권 업무를 맡고 잘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오히려 나는 경찰이 아니기에 양쪽 입장에서 더 분명히 인권업무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이 인권을 품고 노력한다면 국민들은 인권경찰을 좀 더 신뢰하고 의지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경찰관들의 인권침해 문제가 자주 이슈화되는 요즘이다. 매일 매스컴을 통해 인권을 외치는 기삿거리로 결코 인권을 잊고 근무하기는 참 힘들겠지만, 꾸준히 노력한다면 인권을 지키는 성숙한 경찰로 거듭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민상아! 엄마가 결심한 게 있어.

 결심요?

 응 엄마는 오늘부터 인권을 품을 거야.

 엥? 엄마가 무슨 닭이에요? 인권을 품게?

 ㅋㅋㅋㅋ 왜 이상해?

 품으면 달걀이 나와요? 돈이 나와요? 암튼 우리 엄마는 너무 웃겨….

 글쎄...달걀은 안나오겠지만, 우리 아들이 살면서 받을 부당함은 서서히 사라지지 않을까?

 역시! 우리 엄마는….

 멋지지?

 아뇨, 엉뚱해요. 늘 엉뚱한 우리 엄마.

 하긴 엄마도 엄마가 엉뚱하다고 느낄 때가 있긴 해.

 그 엉뚱이가 아니라 엉덩이가 뚱뚱하다구요…. 우리 엄마! 엉뚱녀!

 뭐라고? 이녀석이….

 달려가며 해맑게 웃는 우리 아들.

 저 웃는 얼굴을 늘 보고 싶다. 시작은 어렵고 힘들더라도 인권을 알고, 인권을 품고, 인권을 나누면 비인권적 행위가 없는 성숙한 사회로 발돋움하는 건 쉽지 않을까?

 화성동부서 경찰들 모두 오늘부터 인권경찰로 거듭나기를 1일차!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모두 노력한다면 결코 화성동부서 직원들의 인권은 어제보다 더 변화하고 성숙한 오늘을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화성동부서 직원들 모두 인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멋진 인권경찰관으로 거듭나길 인권담당자는 바라고 바라고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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