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투자개방형 국제병원 조성 부지로 만들어진 송도국제도시 1공구에 국내 종합병원 설립이 허용됐다. 관련 규제를 풀어달라고 2년 간 정부를 상대로 협의를 벌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성과물이다. 정부는 7일 김동연 부총리 주재로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송도경제자유구역 내 국내 종합병원 설립을 허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현장밀착형 규제혁신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 간 수 차례에 걸쳐 해외 영리병원 유치에 번번히 실패한 송도동 28-1 일원 8만여㎡의 땅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분기 안에 인천경제청이 제출한 이 일대 개발계획 변경안 검토를 마치고 조만간 변경안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에서 송도국제도시를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 및 환승의료관광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이 터에는 주식회사와 같이 영리를 추구하는 투자개방형병원만 들어 올 수 있어서 대부분의 비영리 법인인 국내 병원은 진입조차 할 수 없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말부터 국내외 유수 병원과 ‘송도메디바이오콤플렉스’ 조성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부의 결정대로라면 영리를 추구하는 외국 병원은 사실상 진입이 차단되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외 병원이 합작회사를 설립한다면 이는 결국 국내 병원으로 등록할 수 있다.

영리병원을 불허하는 정부의 입장은 중국 뤼디 그룹이 제주도에 투자해 국내 1호 영리병원으로 건립한 ‘녹지국제병원’의 개원 허가 지연 사태에서도 잘 드러난다.

인천경제청이 과거 존스홉킨스병원 경우처럼 ‘영리추구를 인정하지 않으면 들어 오지 않겠다’고 한 국제병원들을 앞으로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국제병원 유치사업이 상당히 진전됐다"며 "국내 최고의 의과대학과 외국 최고의 병원 간 서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인프라와 시설을 확보하되, 비영리병원의 경우 병원 운영과 지속적 생존이 과제"라고 최근 밝혔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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