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건설본부가 최근 북부청사 광장 리모델링 공사를 추진하면서 청사 주변에 있는 수백 그루의 수목들에 대해 벌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은 사진은 잘린 나무의 지름이 40㎝에 달하고 있다.  안유신 기자
▲ 경기도건설본부가 최근 경기북부청사 광장 리모델링 공사를 추진하면서 청사 주변에 있는 수백 그루의 수목들에 대해 벌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잘린 나무의 지름이 40㎝에 달하고 있다.(작은 사진) 안유신 기자
경기도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시민위원회와 함께 건립을 추진한 북부청사 광장 내에 심은 수백 그루의 조경수를 시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성급하게 벌목해 논란을 빚고 있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 간 북부청사 통합광장 조성을 위해 시민위원회를 구성해 통합형 북부광장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는 100명으로 구성된 시민위원회와 함께 수차례 회의를 갖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이를 조성해 지역사회에서 ‘시민과 함께 만드는 프로젝트’라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도건설본부와 시공사인 대국건설산업은 수목들의 역사적 가치와 시민들의 입장을 무시한 채 북부청사 주변 230여 그루의 수목이 조경수로 가치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벌목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지역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자라 온 수목 제거에 신중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제거보다 나무고아원과 반려나무 입양기업, 타 지자체 도시 숲 조성사업과의 연계 등 다양한 대안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도 건설본부와 시공사가 해당 수목들에 대한 역사·사회적 가치와 시민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담당 공무원들의 행정 편의주의와 시공사의 안일한 시공 편의만 생각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인근 하남시의 경우 나무고아원을 별도 운영하고 있으며, 평택시는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문제로 미세먼지가 대두되자, 이를 저감하기 위해 ‘큰나무 심기 TF’를 구성해 다양한 나무를 식재하는 등 도시 숲 조성을 추진해 도 북부청과 큰 대조를 보였다.

시민 이모(53)씨는 "수목들을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보전했다면 정부와 시민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가치도 상당히 컸을 것"이라며 "도청 주무 부서 및 공사업체는 벌목 과정에 대한 명확한 과정과 사유를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공사 관계자는 "설계상 조경수를 제거하는 것으로 나와 있어 이를 그대로 진행한 것"이라며 "수목 제거는 조경전문가 자문을 통해 도 건설본부와 협의 후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조경 전문가와 현장에 가서 확인한 결과, 조경수로써 가치가 떨어졌다"며 "수백 그루의 수목들을 이식해 관리하는 비용 등을 고려해 제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민부근 기자 bgmin@kihoilbo.co.kr

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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