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미투 운동 불지핀 ‘황해문화’… 문단 또 어떤 ‘괴물’ 깨울까

25년간 사회문제 분석·대안 모색하며 ‘인천지역 대표 담론지’ 자리매김
올 가을 ‘100호’ 맞아 국제 심포지엄 등 마련… 인문학 강연 등도 추진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2018년 02월 12일 월요일 제13면
‘인천시민이 뿌리고, 인천시민이 키운’ 잡지 황해문화가 원로시인의 성추행을 고발한 최영미 시인의 ‘괴물’ 게재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도약하고 있다.

계간지인 황해문화는 지난해 11월 하순께 발간한 2017년 겨울호(97호) 「젠더 전쟁」에 최영미 시인의 ‘괴물’을 실었다. 해당 작품은 문단 내 원로 시인의 성추행 행태를 폭로한 작품이었다.

당시만 해도 ‘괴물’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이후 작품을 읽은 여성들이 그 내용을 SNS를 통해 퍼트리기 시작했고, 최근 언론에까지 알려지면서 작품을 게재한 황해문화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새얼문화재단에서는 1990년대 초반 인천에도 ‘사상계’와 같은 묵직한 담론을 제시하는, 우리 사회를 위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잡지가 있어야겠다는 논의가 시작된다. 이후 현상 이면에 있는 구조적 문제를 분석하고,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담론지를 만들고자 1993년 겨울호로 황해문화를 창간한다. 황해문화는 올해로 25주년, 가을호에 100호를 준비하는 적지 않은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의 대표 잡지 중 하나다.

새얼문화재단은 황해문화뿐만 아니라 1975년부터 시작한 ‘장학사업’을 비롯해 ‘아침의 대화(1986년)’, ‘가곡과 아리아의 밤(1984년)’ 등 다수의 사업을 수십 년째 이어오고 있다. 계간지인 황해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는 바탕도 시작부터 꼼꼼히 준비한 밑바탕이 있기 때문이었다는 얘기다.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은 "창간은 1993년 겨울호지만, 준비는 2~3년 전부터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이 강조하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정신으로 기금 마련 등의 철저한 준비를 통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한다.

문학계를 비롯해 일명 ‘지식인 사회’에서는 ‘황해문화’의 인지도가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이번 논란을 계기로 아직까지 대중에게는 많이 다가서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때문에 100호를 바라보는 올해부터는 대중 속으로 스며드는 황해문화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전 편집장은 "100호 이후부터는 특집 내용을 주제로 인문학 강연이나 ‘필자와 독자와의 만남’ 등을 추진하는 형태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볼 계획"이라며 "아울러 100호를 기념하는 국제 심포지엄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해문화는 오는 6월께 세계적 석학들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학자들을 초청해 ‘통일과 평화사이, ‘황해’에서 말한다’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 심포지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성원 편집장은 "우리 인천은 죽산 조봉암 선생을 비롯해 평화통일론의 고장이라고 말 할 수 있다"며 "접경지역인 강화도와 서해5도가 인천에 속해 있는, 분단의 최대 피해자 중 하나인 인천에서 통일에 대해 고민하는 장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민이 뿌리고 인천시민이 키운 잡지’ 황해문화는 인천시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이자 자존심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해문화는 오는 2월 말 발행되는 2018년 봄호(98호)에 ‘가족의 미래, 사회의 재구성’ 특집을 준비하고 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