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여자싱글 ‘간판’ 최다빈(고려대 입학예정·사진)이 올림픽 데뷔전에서 클린 연기로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점을 작성했다. 하지만 한국 피겨 대표팀은 끝내 팀이벤트(단체전) 예선 통과에 실패했다.

최다빈은 1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피겨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16점에 예술점수(PCS) 28.57점을 합쳐 65.73점을 따냈다. 이는 최다빈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자신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프로그램 최고점(62.66점)을 3.07점이나 끌어올린 결과다.

1위는 여자 싱글 ‘최강자’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가 차지했다. 메드베데바가 획득한 81.06점은 자신이 지난해 4월 2017 ISU 팀트로피에서 작성한 역대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 최고점(80.85점)을 0.21점 끌어올린 신기록이다.

한국은 최다빈이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 6위를 차지하면서 팀포인트 5점을 추가해 총점 13점을 기록했다. 프리스케이팅에 나설 수 있는 마지노선인 5위 이탈리아(팀포인트 26점)와 격차가 13점이나 벌어진 9위에 올라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최종 캐나다(35점), OAR(31점), 미국(29점), 일본(26점), 이탈리아(26점)가 예선을 통과해 프리스케이팅에서 금메달 경쟁에 나선다.

이날 완벽한 연기로 주목 받은 최다빈은 가장 생각나는 사람을 묻는 말에 "그동안 많이 의지했고 믿었던 우리 엄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날 믿어주셨던 엄마가 있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라며 환하게 웃었지만 눈가엔 작은 눈물이 맺혀있었다.

최다빈은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 세계선수권대회 10위 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어머니가 암 투병 끝에 돌아가시면서 큰 슬픔에 잠겼다. 한동안 제대로 운동하지 못했던 최다빈은 역경을 이겨내며 다시 일어났고, 평창올림픽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당당히 올림픽 무대에 섰다.

그는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소감에 관해 "큰 부담 없이 하려고 했는데 좋은 점수가 나와 나도 놀랐다. 팀 이벤트라 동료 선수들이 응원해줘 힘이 됐다"고 말했다.

최다빈은 아직 완전한 컨디션은 아니다. "4대륙선수권대회 때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최다빈은 "몸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데, 점프에 불안한 점이 몇 가지 있어서 더 다듬어야 한다"고 자평했다. 최근 그를 괴롭혔던 발목 부상과 부츠 문제에 관해선 "큰 부상이 없고 부츠도 잘 맞는다. 개인전(21일)에서는 컨디션을 더 끌어올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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