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의 책사 전풍은 전쟁을 반대하다가 옥에 갇혔고, 출전한 원소는 관도에서 조조에게 대패했다. 감옥을 지키는 자가 전풍에게 말했다. "원소 장군이 크게 패하여 돌아온다 하니 앞으로는 어른을 중히 여기실 겁니다." 전풍이 웃으며 대꾸했다. "이제 내가 죽을 차례가 온 거다." 옥리가 놀라며 "사람들은 모두 어른께서 싸움에 나서면 불리하다고 진언한 걸 듣지 않았기에 이 모양이 됐으니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 무슨 말씀이십니까?" 하고 말하자, 전풍이 차분히 설명했다.

"우리 원 장군은 겉으로는 관대하지만 속은 편협하다네. 진실하고 성심성을 모르는 사람이지. 만일 이겼으면 즐거워하며 날 풀어줄 테지만 싸움에 패했으니 결코 날 그만두지 않을 걸세. 부끄러움에 치를 떨면서 말이네." 옥리는 이 말을 믿지 않았는데 돌연 원소가 보낸 전령이 달려와 전풍을 죽이라는 명을 전했다.

이 얘기는 주군을 잘못 만난 책사의 안타까운 사례로 많이 인용되지만 사실 전풍이 이런 정도의 한심한 인물에게서 떠나지 않고 모셨다는 것부터가 잘못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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