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문화재단이 기초단체 출연기관으로는 최초로 지원하는 ‘성남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매년 선정·지원한 작품마다 유명 영화제에 공식 초청을 받으며, ‘좋은 영화 만드는 도시, 성남’의 위상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상업성을 배제한 독립영화들로, 재능 있는 감독들이 자신만의 색깔로 구성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데 의미가 크다.

성남지역의 우수 영상문화 인력 확보와 한국영화의 건강한 제작환경 구축을 위한 움직임이 사업 추진 4년 만에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성남문화재단의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들이 유명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매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2016년 장편지원작인 이강현 감독 ‘얼굴들’의 제작현장 모습. <성남문화재단 제공>
▶독립영화의 어려운 제작 현실, 성남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이뤄내다

2014년 4천만 원의 예산으로 시작한 본 사업은 지난해까지 5억2천여만 원을 들여 장편 8편, 단편 8편 등 총 16편을 지원했다. 그 결과 수백여 편의 작품이 접수되며, 독립영화 제작에 목 말라 있던 감독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방문자’, ‘나의 친구, 그의 아내’, ‘반두비’로 이어지는 관계 3부작을 통해 상을 휩쓴 신동일 감독에 대한 지원은 영화계 관심을 높이는 사례가 됐다.

이를 통해 8편의 영화가 21개의 영화제에 초청받는 영예를 안았다. 한 편의 영화를 관객과 호흡하며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했고, 이는 감독들의 개성을 마음껏 펼치는 결과로 보여줬다.

성남문화재단이 상업시장에 밀려 제작과 배급의 어려운 독립영화 현실을 함께 고민하며, 한국독립영화계 발전에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 사진은 2016년 장편지원작인 이강현 감독 ‘얼굴들’의 제작현장 모습. <성남문화재단 제공>
▶성남독립영화 제작·지원작 각종 영화제 줄줄이 초청

성남독립영화 사업은 김수정 감독의 ‘파란 입이 달린 얼굴’이 서울독립영화제 2015와 제17회 장애인영화제에서 우수작품상과 대상을 수상하며 시작을 알렸다.

‘파란 입이 달린 얼굴’은 몸이 아픈 엄마와 장애를 가진 동생을 돌보며, 척박한 사회 환경을 살아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따라가는 내용으로 사회 속 약자들의 치열한 삶을 주제로, 독립영화의 장점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1월 개봉해 서울과 대전, 부산지역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신동일 감독의 ‘컴, 투게더’와 윤부희 감독의 ‘달인’은 지난 2016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컴, 투게더’는 회사에서 해고된 실직자 아버지와 과열 경쟁에 쫓기는 카드 영업사원인 엄마, 합격 소식을 기다리는 재수생 딸을 통해 가족이지만 서로를 보듬어줄 여유 없는 무한경쟁 사회에서 고통 받는 이들을 그린다.

작년에 정식 개봉한 바 있으며, 시애틀국제영화제와 오사카 및 헬싱키아시안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정희재 감독의 ‘히치하이크’와 이강현 감독의 ‘얼굴들’도 2017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관심을 끌었다. ‘얼굴들’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시민평론가상과 심사위원상, 독불장군상을 수상했다.

김수영 감독의 ‘능력소녀’는 제34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와 2017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최병권 감독의 ‘복덕방’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미쟝셴 단편영화제에 초청, 주목을 받았다.

▲ 신동석 감독
▶신동석 감독의 ‘살아남은 아이’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쾌거

2017년 지원작인 신동석 감독의 ‘살아남은 아이’가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칸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힌다.

신 감독은 이달 25일까지 세계적 감독들의 신작과 신인 감독들을 발굴, 소개하는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국제평론가협회상을,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장편상을 수상했다. 특히 완성도 높은 연출과 배우들의 흡입력 있는 연기는 빌뉴스국제영화제, 홍콩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박명숙 대표이사는 "재능과 열정이 있어도 창작활동을 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예술가인 저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성남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이 상업성과 대형 자본에 밀려 척박한 독립영화 현장에 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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