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빙속 남자 1500m에 출전하는 김민석·주형준./연합뉴스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대한항공)은 주종목이 아닌 5000m에서 막판 스퍼트로 기대 이상의 성적(5위)을 냈다. 이제 장거리 아우들 김민석(성남시청)과 주형준(동두천시청)이 바통을 넘겨받는다. 김민석과 주형준은 13일 오후 8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1500m에 출전한다.

김민석은 ‘제2의 이승훈’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 장거리 유망주다. 특히 1500m만큼은 국내 최강이다. 2015-2016 릴레함메르 유스올림픽과 지난해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금메달, 지난해 2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선수권대회에선 1분46초5로 5위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ISU 1∼4차 월드컵 성적으로 기준으로 한 1500m 랭킹 10위다.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한 전국 동계체육대회에서도 1500m을 비롯해 4관왕에 오르며 예행연습까지 마쳤다. 현재 최상의 컨디션이기 때문에 올림픽 깜짝 선전을 기대해볼 만하다.

김민석은 장거리인 5000m 올림픽 대표가 되기 위해 몸무게를 7㎏가량 줄인 적이 있다. 일종의 도전이었지만 몸을 가볍게 만들어 지구력을 키우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전략이 빗나갔다. 선발전 4위에 그치면서 출전권 획득은 실패했다. 대신 1500m와 팀추월 준비에 올인했다. 생애 첫 올림픽을 앞두고 김민석은 "1500m에 집중하기 위해 3㎏ 정도 몸무게를 늘렸다. 메달 후보로 주목받지 못하다 보니 ‘뭔가 보여주겠다’는 오기도 생긴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주형준은 빙속 대표팀 가운데 평창행 막차를 탔다. 그는 1500m 예비 2순위로 아쉽게 티켓을 놓쳤으나, 이승훈이 나머지 종목에 집중하기 위해 출전권을 양보해 막판에 합류하게 됐다.

이승훈과 마찬가지로 쇼트트랙에서 전향한 주형준은 이미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이승훈, 김철민과 함께 팀 추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봄 건강 악화로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도 올림픽만 생각하며 버텼다는 주형준은 뒤늦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평창올림픽 남자 1500m 전망은 안갯속이다. 최강인 러시아의 데니스 유스코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출전 불허 결정으로 강릉 땅을 밟지 못하면서 스벤 크라머르를 비롯한 네덜란드 군단과 조이 맨티아(미국) 등이 왕좌를 노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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