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민족의 최대 명절 설 연휴가 시작된다. 하지만 경기는 여전히 불황을 벗어날 줄 모르고 있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끊이지 않고 들린다. 물가는 치솟고 소득은 늘지 않아 서민가계에 주름이 더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딱한 이웃이 한둘이 아니다.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홀로 지내는 명절이 늘고 있다. 직장인 가운데 상당수는 이번 설 명절을 고향에 가지 않고 홀로 지내기로 했다는 소식도 있다. 말할 것도 없이 형편이 여의치 못해서일 게다. 특히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 실업자들에게는 설 명절이 반갑지만은 않다. 모처럼 명절을 맞아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오순도순 가족 간의 정을 나눠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가정이 한둘이 아니라 하니 마음이 석연치 않다. 게다가 또 우리가 잊지 않아야 될 이웃이 있다. 우리 산업의 역군인 해외 이주민 근로자들이다. 이들 상당수도 설 연휴를 맞이하지만 고국에 다녀올 수 있는 형편이 못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금년 중으로 5030클럽 국가 반열에 오른다는 전망이다. 5030클럽은 인구 5천만 명이 넘는 국가 중에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를 칭한다.

 이러한 국가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많은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해 실업자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 청년 실업은 본인과 가정의 빈곤을 초래하게 되고 나아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3만 달러는 우리가 다다를 수 없는 영원한 이상의 숫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명절을 맞아 잊지 말고 챙겨야 할 곳이 시설원이다. 특히 예전에 비해 발길이 끊긴 양로원, 고아원 등의 경우 어느 해보다 썰렁한 명절을 맞을 것이라는 씁쓸한 얘기가 들린다. 경기침체 탓도 있겠지만 평소에 도움을 주던 기업인들과 뜻 있는 독지가들도 예전만 같지 못하다고 한다. 정치인들의 발길도 뜸하다고 한다. 이유가 어떻든 예서 멈출 수 없다. 형편이 어려울수록 사랑의 온도탑을 높여 나가야 하겠다.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서로 나누는 풍성한 설 명절이 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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