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김동우(23·한국체대·사진)가 생애 첫 올림픽 활강 코스를 무사히 완주했다. 김동우는 13일 강원도 정선군 정선 알파인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알파인 스키 복합(활강+회전) 활강 경기에서 1분24초02로 완주자 62명 가운데 56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열린 회전에서 53초02를 기록한 김동우는 합계 2분17초04로 최종 33위를 기록했다.

금메달은 마르셀 히르셔(29·오스트리아)가 ‘무관의 황제’ 딱지를 떼며 활강과 회전 합계 2분06초52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앞선 2번의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2014년 소치 알파인 스키 회전)만을 얻었던 히르셔는 처음 출전한 올림픽 복합 경기에서 한풀이에 성공했다.

한국은 동계스포츠 강국이지만, 설상 종목의 백미로 꼽히는 활강 종목과는 인연이 없었다. 최초의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임경순이 1960년 스쿼밸리 대회 활강에서 61위로 완주했고, 20년이 지난 1980년 레이크 플래시드 대회에서 홍인기가 활강에서 40위로 골인했다. 1984년 사라예보 대회의 박병로(52위),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최용희(39위)를 끝으로 한국 알파인 스키에서 올림픽 활강에 출전한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김동우가 그 명맥을 26년 만에 이은 셈이다.

대한스키협회는 알파인 스키 스피드 종목을 키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선수를 육성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한국 알파인 스키가 단 2장의 출전권만을 확보하면서, 김동우는 이번 올림픽 유일하게 정선 알파인센터 활강 코스에서 경기하는 한국 선수가 됐다. 스타트 지점의 강한 바람에 잠시 휘청인 김동우는 차분하게 코스를 지켜 피니시 라인까지 통과했다.

김동우는 "연습 때보다 과감하게 경기했다. 첫 번째 코스에서 맞바람이 워낙 세서 점프나 활주할 때 저항을 받아 속도가 줄어든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의 활강 완주로 한국 알파인 스키는 새로운 역사를 시작했다.

스피드 종목뿐만 아니라 기술 종목까지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김동우는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스키 6개 부문 전 종목 스타트 라인에 선다. 그는 15일 남자 활강 경기를 시작으로 16일 슈퍼대회전, 18일 대회전, 22일 회전, 24일 팀 이벤트에 차례로 나설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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