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동계올림픽 설상 금메달을 따낸 스켈레톤 선수단이 이제 시상대 여러 자리를 겨냥한다.

한국 남자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24·강원도청)과 김지수(24·성결대)는 17일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의 성공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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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빈, 내가 새로운 황제
(강릉=연합뉴스) = 2018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윤성빈이 17일 오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안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은 "베이징 때도 (지수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 좋겠고, 진심으로 잘했으면 좋겠다"며 "이제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시상대에 저 혼자가 아닌 우리나라 선수들이 같이 올라가서 애국가를 공유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지수는 "지금은 제가 성빈이를 이기겠다고 해도 성빈이가 전혀 신경을 안 쓴다"며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4년 뒤에는 제가 이긴다고 했을 때 성빈이가 조금이라도 신경이 쓰이게끔 준비를 잘하겠다"고 각오했다.

평창올림픽 결과에서 보듯 지금은 윤성빈이 김지수보다 훨씬 앞서 있다. 윤성빈은 이번 대회 1∼4차 시기 모두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며 합계 3분20초55를 기록, 2위를 1초63 차이로 따돌렸다.

하지만 잠재력만큼은 김지수가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이용 총감독은 "지수는 성빈이와 스타트가 별 차이 없고 연습 중엔 지수가 더 빠를 때도 잦다"며 "올림픽에서 지수는 평소처럼만 했더라면 0.8초를 줄일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김지수의 스타트가 매 시기 0.1초 정도 윤성빈보다 늦었다고 했다. 4차 시기까지 스타트에서 총 0.4초 차이가 났고, 이 차이를 없앴더라면 피니시에서 0.8초를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김지수의 기록 3분22초98에서 0.8초를 줄이면 동메달리스트 돔 파슨스(영국)의 기록 3분22초20보다 빨라진다. 이 감독이 바랐던 동메달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스타트에서 비등한 김지수보다 월등한 기록을 낸 윤성빈의 비결은 남다른 대퇴사두근으로 꼽힌다.

윤성빈은 "하체는 (왜 뛰어난지) 저도 잘 모르겠다. 선수단 모두 같은 일정으로 훈련하는데 저만 유독 그렇게 된 것은 '핏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그는 "대통령 축전이 왔다는 것을 알고는 '정말 성공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 한편으로는 이게 끝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도 했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김지수도 끝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아직 제가 경력이 짧으니 더 채우고 공부를 많이 하면 주행 부분도 향상될 것"이라며 "성빈이가 하는 것을 따라 하기만 하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 성빈이가 옆에 있는 것이 제게 큰 도움"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번엔 성빈이에 대한 기쁨의 눈물과 지수에 대한 슬픔의 눈물, 두 번의 눈물을 흘렸다"며 "베이징에서는 꼭 두 명을 시상대에 올리겠다"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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