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이 16일 반환점을 넘어 대회 종반을 향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치러지는 국제 스포츠 대회로, 지구촌 전 세계인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결정된 남북 공동입장 및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으로 인한 논란이 커지면서 7년 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개막에 이른 노력이 순간 물거품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걱정을 한번에 날려버리기라도 한 듯 IT 강국의 강점을 살린 최첨단의 개막식을 선보인 데 이어 ‘북한의 실세’로 불리는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으로 초청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전달하는 등 올림픽 정신을 한껏 살린 남북 평화의 물결로 대회 초반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함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와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하는 장면은 남북 관계의 개선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부푼 희망을 안겨줬다.

 남북 단일팀으로 꾸려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실력이 뛰어난 국가들에 밀려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올림픽 사상 첫 단일팀이 넣은 첫 골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명예의 전당에 기증돼 전시되는 성과를 올리게 됐다. 대회 초반 남북 만남으로 고조된 올림픽 분위기가 쇼트트랙에서 임효준의 금메달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대표팀은 본격적인 메달 사냥 채비에 나서고 있다.

 스켈레톤의 윤성빈, 쇼트트랙의 최민정 등 금메달 소식이 하나둘씩 들려오고 있는 가운데 우리 선수들은 그동안 준비한 노력들을 선보일 것이다. 올림픽이 값진 것은 국가를 떠나 스포츠로 전 세계인이 하나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 그 이유가 있다.

비록 세상에 반칙과 부정이 판칠지라도 동등한 출발 선상에서 각자 노력한 만큼의 성적을 거두고 설령 어떤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 했다면 서로 격려와 위로를 해주는 스포츠 정신을 통해 더불어 사는 지구촌을 만드는 데 올림픽 화합의 가치가 있다.

 남은 대회 기간에도 올림픽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한 선수들에 응원과 격려의 박수와 함께 평창올림픽이 보여준 평화의 정신이 갈등과 대립으로 갈라지고 있는 세계에 평화의 모범을 보여주는 대회로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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