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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교수

한국GM의 철수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미 한국GM은 수년간 2조5천억 원이 넘는 적자가 계속 누적되고 있고 계속되는 강성 노조의 이미지와 고비용 저생산 지속, 국내 판매율 하락 등 한두 가지 문제가 아닌 다양한 문제가 누적돼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통상임금 문제 등 여건도 좋지 않고 이번 정부의 기업회피형 움직임은 더욱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한국GM의 내부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GM 자체가 워낙 글로벌 경영을 지향하면서 영향가가 떨어진 지역의 구조조정을 항상하던 메이커여서 더욱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

GM의 입장에서는 한국GM은 가장 저평가되고 문제가 많은 자회사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GM은 많은 지역에서 철수 및 구조조정을 해왔다. 한국GM은 전체 고용자가 약 27만 여 명에 이르는 매머드 기업이다. 현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여러 문제가 누적된 상황이고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측면에서 최소한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해 최선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선 정부의 유상증자 지원 여부이다. 이러한 전제 조건은 한국GM의 내부적인 거래 내역과 투명한 장부 공개가 전제돼야 한다.

이미 한국GM은 예전부터 미국 본사에 과도한 이자 지불은 물론 이득을 가져간다는 언급이 많을 정도로 문제가 많다. 유럽 쉐보레 철수 시에도 한국GM에서 철수 비용을 상당수 부담한 전례도 있는 등 내부적인 장부의 철저한 확인이 전제돼야 한다. 상당수의 비용을 자회사 성격인 한국GM에서 부담했다면 지금까지 누적 적자에 대한 신뢰성은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제 조건이 만족돼야만 유상증자 등 정부의 지원 여부와 액수가 결정될 수 있다. 둘째로 한국GM의 자체적인 노력이 배가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은 7~9% 정도로 한 자리 숫자에 머물러 있는 것은 상당한 문제다. GM의 역량은 상당한 만큼 노력한다면 충분이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차종 개발이나 투입이 가능하다. GM의 역량을 보면 국내 시장에서 충분히 13~15%의 점유율이 가능하다.

 최근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쉐보레 볼트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와 모터 등 핵심 부품이 모두 한국산인 것을 생각하면 아예 군산공장 등에서 이를 대량 생산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미국 본사와 한국GM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셋째 미국 GM의 생각이 중요할 것이다. 미국 GM은 지난 7~8년 전 파산보호 신청 때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공적 자금 투여로 되살아난 기업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GM을 General Motors가 아닌 Government Motors라고 비아냥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대변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낳고 있다. 현명한 판단이 중요한 이유이다. 넷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일 것이다. 노사정위원회의 정부 역할을 더욱 활성화해 노사간의 원만한 타결이 중요하고 노조 측에서 자제하면서 강성 노조 이미지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구조조정은 모두에게 최악의 상태가 되는 것은 자명하다.

 국내 시장에서 한국GM의 차량이 잘 판매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최종 접점 측면에서 결국 차량 선택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고 그만큼 품질과 상품성 제고는 메이커의 몫이라는 것을 인지했으면 한다. 한미 FTA의 자동차 협상도 결국 상품성이 높지 않으면 판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더욱 직시했으면 한다.

한국GM의 미래는 올해 안에 정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모든 철수냐 공장 등 일부 정리냐 하는 결정과 극적으로 유상 증자 등으로 당분간 유지할 것인가 등 쉽지 않은 선택이 남아 있다. 그러나 유상증자가 일부 진행돼도 결국 자체적인 자정 능력과 노력이 없으면 뇌사상태에서 단순한 연명임을 꼭 알았으면 한다. 시장은 냉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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