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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전 인천시 교육위원회 의장
2018년 6월 인천 지역에 새로운 교육 지평을 열겠다고 교육감을 새롭게 뽑는다. 4년마다 뽑는 교육감 선출이지만 정권이 바뀌고, 바뀐 정권을 돕기 위해 추운 겨울에 어린 학생 교육보다 촛불을 들고 거리에서 정치 활동을 펼친 선생님 노동조합원들이 새 정권에 빚 받겠다고 나설 선거를 보면 묘한 설렘이 가득하다.

 교육감 선거에는 교육을 사랑하고 학생들을 위해 자신을 불사르겠다는 많은 후보자가 나선다. 이들 가운데에는 어린 초등학생과 사춘기 중·고등학생 교육에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각종 수당과 연구비, 보직수당 등의 고액수입을 받는 대학 교수와 교육정치 선거에 이골이 난 조합원이 펀드형식으로 조성하는 여유 있는 선거 자금과 조직을 동원해 주도권을 잡겠다고 나설 것이며, 박봉에 섬지역 등에서 평생 철부지 어린 학생과 함께한 초중등 선생님 출신이 돈 없고 지원 조직도 없이 선거 생리도 모르는 3중고를 안은 채 순진하게 덤벼들 치열한 한판 선거전을 볼 것 같다.

 입후보자가 나서서 공부 잘하고 미래 국가를 이끌어갈 학생을 잘 가르치겠다는 약속보다 투표권을 가진 학부모들에게 편하고 돈 들이지 않고 학교에 다닐 수 있으며 공짜로 먹이고 힘들게 공부하지 않도록 해주겠다는 공약으로 학교 현장을 흔들어 교실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교육에서 중요한 알맹이 교육과정 그리고 핵심전략 교수-학습보다 교육 껍데기인 틀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

 이제까지 학교는 학교 밖의 사교육 기관에서 학력 관리를 해주고 단지 얼마나 잘 배우고 왔는지를 점검하고 반추 활동을 하는 학습 부대기관으로 바뀌었고, 성장과정에서 잘 배우고 몸에 익혀 사회에서 좋은 인성지도로 커갈 수 있는 생활지도는 실종된 지 오래다.

 오늘의 학교는 교육 선거꾼들이 가끔은 돈을 풀어서 유혹하거나, 한 가지만 잘해도 대학 갈 수 있고, 수능을 공부 안해도 쉽게 풀 수 있도록 해주고, 모든 학생들에게 원하는 모든 것을 교실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어쩌면 저출산 대책으로 모든 남녀 학생들이 함께 소풍가고, 합동 미팅을 주선하겠다는 공약이나, 신비의 폐쇄사회인 북한에 단체 수학여행을 공짜로 주선하겠다는 등 호기로운 공약을 내건 선동꾼이 지역 교육감으로 당선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교육감이 북한 수학여행을 실행할 수 있겠냐마는 그래도 손뼉 치며, 호응부대의 이벤트적인 행사로 다채롭게 즐거움을 줄 수도 있다.

 4년 비정규직인 교육감의 스타일에 따라 각종 웃지 못할 스토리가 학교 현장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스승의 날, 체육대회, 체험학습, 수학여행, 각종 시험에 대한 생각, 등교하면서 나타나는 요란한 화장이나 고가 핸드백 형태로의 책가방 변화 등이 세대별 차이에서 훗날 또 다른 학생 문화 풍경을 만들 수 있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감이 중앙 정부가 주는 예산과 교육 법령에 따라 어린 학생을 가르치고 학부모에게 적당한 선에서 거부되지 않으면 되기에 일반 시민은 누가 되든 관심이 없고, 기권만 하지 않으면 되기에 어쩌면 내손으로 제비뽑기하는 심정인지도 모른다.

 뽑아도 짐이 되고 뽑지 않으면 개운치 않은 선거지만, 늦게 결혼해 힘들게 얻은 아들, 딸들의 손주들이 정말 올곧게 자라고 무탈하게 코흘리개에서부터 고민하는 사춘기를 잘 보내고 그래도 미래 AI시대에 적응할 수 있고, 알만큼 알 수 있도록 교육하는 시민을 위한 좋은 교육감을 뽑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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