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다크호스들이 기존 강자들을 연파하는 이변을 잇따라 연출, 짜릿한 볼거리를 선사하면서 대회의 또 하나의 흥행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 한국 여자 컬링이 있다.

한국 여자컬링(세계랭킹 8위)대표팀은 예선 1차전에서 세계 1위 캐나다를 8-6으로 이기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캐나다는 지난 2014 소치대회 때 11전 전승을 거둔 팀이기에 승리의 기쁨은 배가 됐다. 이어 열린 일본(세계 6위)과의 2차전에선 5-7로 역전패했지만 3차전에서 세계 2위 스위스마저 7-4로 누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또 예선 4차전에서는 세계 4위의 영국을 7-4로 이겼다. 대표팀은 여세를 몰아 19일 열린 예선 6차전에서 세계랭킹 5위 스웨덴을 7-6으로 제압하고 스웨덴과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스켈레톤은 예견된 대이변이었다. 스켈레톤 천재 윤성빈은 스켈레톤의 독재자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에게 왕좌를 빼앗았다. 두쿠르스는 2009~2010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8연패를 달성했던 전설적인 인물이지만 평창에서는 윤성빈에게 제왕의 자리를 뺏겼고 4위에 머물며 메달 획득 조차 못했다.

한국 선수가 이변의 제물이 된 안타까운 순간도 있었다. 지난 17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 에서는 우승 후보 심석희(한체대·강릉출신)가 예선에서 혼자 미끄러져 탈락했다. 남자 1000m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세계랭킹 1위 황대헌(부흥고)과 1500m 우승자 임효준(한체대)이 고배를 마셨다. 황대헌은 준준결선에서 실격됐고, 임효준은 결선 A에서 넘어졌다.

‘루지 황제’ 펠릭스 로흐(29·독일)의 경기는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최고의 이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지난 11일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루지 싱글 경기에서 1~3차 시기 까지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4차 시기에서 주행 실수를 범해 5위에 그쳤다. 악마의 코스라고 불리는 9번 코스에 당했다.

‘빙속 장거리 황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도 당했다. 종목별 세계선수권과 월드컵 1만m 5회, 종합세계선수권서 같은 종목 10회 우승에 빛나는 크라머였지만 평창에서 만큼은 달랐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6위에 그치며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스키점프 남자 노멀힐 개인전에선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언급되던 카밀 스토흐가 4위에 머물렀다. 스토흐는 2014 소치올림픽 노멀힐과 라지힐 개인전을 모두 석권한 인물이지만 평창에서는 독일의 신예 안드레아스 벨링거(23)에게 발목이 잡혔다.

<강원도민일보·기호일보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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