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받아준 한국에 꼭 메달로 보답하고 싶다"던 랍신의 꿈은 평창에서 이뤄지지 않았지만,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SBS 바이애슬론 해설을 맡은 성봉주(54)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는 "랍신의 사격 능력은 세계 정상급이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충분히 메달을 노릴 만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부상이 아니었다면 메달권에 들었을 것"이라며 "30명이 겨루는 매스스타트에 출전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아직 나이도 어려 2022년은 물론이며 이후 올림픽까지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애슬론에는 선수 개인이 출전할 수 있는 올림픽 종목은 스프린트(10㎞), 추적(12.5㎞), 개인 경기(20㎞), 매스스타트(15㎞)까지 총 4개다.
프린트와 개인 경기는 올림픽 출전권을 얻은 국가당 최대 4명씩 나설 수 있고, 추적은 스프린트 상위 60명에게 출전권이 돌아간다. 매스스타트는 스프린트와 추적, 개인 경기 등을 반영해 상위 30명만 추려서 나선다. 올림픽에서 4개 종목에 모두 출전한 것만으로도 세계 정상급 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다.
랍신은 평창올림픽 남자 바이애슬론 4개 종목(단체전 제외)에 출전한 26명의 선수 가운데 하나다. 특히 그는 사격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그는 4번의 경기에서 총 70발을 쏴 단 7발만을 놓쳤다. 명중률 90%로 26명 가운데 2위다.
랍신의 사격은 정확한 것뿐만 아니라 빠르기까지 하다. 매스스타트 첫 번째 사격은 랍신의 사격 솜씨를 실감할 수 있는 명장면이었다. 30명 가운데 28번째로 사격장에 도착한 랍신은 17.9초 만에 복사 5발을 모두 명중해 1위로 치고 나섰다. 보통 사격 5발을 다 쏘는 데 30초 안팎이 걸리는 걸 생각하면 랍신은 10초 이상 시간을 번 셈이다.
랍신은 무릎 수술을 받고 불과 9개월 만에 평창올림픽을 치렀다. 원래는 스키 주행 능력도 평균 이상인 선수다.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랍신에게 바이애슬론 최초의 메달을 기대할 만한 이유다.
랍신은 "의료진이라든지 스태프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메달을 기대하면 그만큼 투자할 것도 많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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