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아리랑’을 배경음악으로 감동적인 연기를 펼친 민유라-알렉산더 겜린은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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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꿈의 무대' 펼치는 민유라-겜린
(강릉=연합뉴스) =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이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18.2.20
 민유라-겜린은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아이스댄스 프리댄스 경기를 마친 뒤 "우리가 고집한 ‘아리랑’을 올림픽까지 와서 연기했다는 것이 만족스럽다"고 환히 웃었다.

 민유라-겜린은 올림픽 프리댄스에서 아리랑을 연기하기까지 많은 반대를 무릅써야 했다.

 민유라는 "처음 아리랑을 골랐을 때 보조 코치들이 ‘한국인이 아닌 다른 심판들은 모르는 곡’이라며 위험한 선택이라고 했고, 첫 경기를 한 후에도 한국인 심판분께서 ‘아직 올림픽 출전권을 못 땄으니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민유라는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기 때문에 선택한 음악인데, 이 곡으로 올림픽을 할 거라면 출전권 획득도 이 곡으로 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계속 밀어붙였다"고 소개했다.

 민유라는 "우리가 경기장에서 재킷을 벗는 순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한복 의상에 모든 관중이 환호해줬다"며 "팬들의 응원이 너무 좋아서 정말 쉽고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음악이 클라이맥스로 향할 때 나도 큰 감동을 느꼈다"며 "관중 응원이 너무 좋아서 함께하는 느낌을 받다 보니, 이상한 말 같지만 ‘위에서 내 연기를 보는 것처럼’ 느꼈다"고 덧붙였다.

 민유라는 태극마크의 의미를 묻는 말에 "코리언 프라이드(Korean Pride)"라고 답하고는 "저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엄마가 항상 ‘넌 한국 사람이고 한국말과 한국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저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 사람"이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겜린 역시 한복을 입고 연기하는 것에 대해 "태극기를 달고 스케이트를 타는 기분"이라며 "이걸 입음으로써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관객과 공유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한국이 나를 받아줬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올림픽에 오르도록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고마워했다.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부모님의 노후자금을 지원받는 등 가족의 도움을 받은 겜린은 "부모님의 희생에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제 거리를 지날 때 ‘피겨 선수’가 아닌 ‘아이스댄스 선수’라고 불리곤 해서 기분이 좋다는 민유라는 "베이징까지 4년이 남았는데, 그 사이에 한국 곡으로 또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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