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직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달려온 남자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BS경기연맹)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이들은 18∼19일 이틀에 걸쳐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2인승 경기에서 1∼4차 시기 합계 3분17초40을 기록, 30개 출전팀 가운데 6위에 그쳤다. 두 선수가 그동안 쏟은 피땀을 생각하면 아쉽기 짝이 없다.

체육 교사를 꿈꾸던 성결대 4학년생 원윤종은 2010년 학교에 붙은 ‘썰매 국가대표 선발’ 포스터를 보고는 호기심에 선발전에 응시했고, 얼떨결에 합격했다. 이후 과 후배인 서영우와 짝을 이뤘다. ‘썰매 불모지’이던 한국에는 마땅한 시설이 없어 바퀴가 달린 썰매를 타고 아스팔트 위에서 연습했다. 해외로 전지훈련을 갈 때는 비용이 부담스러워 썰매를 운송하지 못해 외국 선수들한테 장비를 빌려야 했다.

평창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대폭 늘어 어느덧 최고의 환경에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2015∼2016시즌 당당히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후 유럽과 북미 선수들이 기량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두 선수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국산과 외국산 썰매를 놓고 고민이 이어지면서 국제대회 성적이 뚝 떨어졌다.

이들은 2017∼2018시즌 월드컵 초반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자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남은 월드컵을 포기하고 중도 귀국했다. 이후 평창 트랙에서 수많은 반복 훈련을 했지만, 결국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이들의 평창올림픽이 끝난 것은 아니다. 원윤종, 서영우는 김동현(31), 전정린(29·이상 강원도청)과 팀을 이뤄 24∼25일 봅슬레이 4인승 경기에 출전한다.

한국 봅슬레이 4인승은 그동안 월드컵에서 한 번도 메달을 딴 적이 없기에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훈련 보강을 위해 지난해 12월 초 한국으로 돌아와 평창 트랙에서 반복 훈련을 한 결과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메달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당초 봅슬레이 대표팀은 평창올림픽 개막 직전 ‘금메달 1개·동메달 1개’를 목표로 내걸었다.

금메달 꿈은 좌절됐지만 원윤종, 서영우가 마음을 잘 추슬러 4인승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면 이들의 평창올림픽은 ‘새로운 성공’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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