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안산시의회 한국당 소속 시의원들이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안산시의회 제공>
▲ 20일 안산시의회 한국당 소속 시의원들이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공원 조성을 놓고 안산시장과 안산시의회 자유한국당이 갈등을 빚고 있다.

제종길 안산시장이 추모공원 조성을 기정 사실화하자 안산시의회 한국당 소속 시의원들이 이에 강하게 반대하기 때문이다.

20일 안산시와 안산시의회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학생과 교사를 기리기 위한 추모공원이 안산 화랑유원지에 조성될 계획이다.

이날 제종길 시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가 위치한 안산 화랑유원지에 봉안시설을 갖춘 추모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 주관으로 추모공원 조성을 위한 ‘50인 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건립 계획과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며 "국제 공모를 통해 친환경 디자인으로 추모공원을 설계하고 화랑유원지를 새롭게 단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추모공원 부지 선정을 놓고 지역 주민들이 갈등의 골이 깊어져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우리의 더 큰 미래를 위해 힘든 결정을 내렸으니 시민들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안산시의회 한국당 시의원들은 이날 제 시장의 세월호 안산 추모공원 건립 계획에 즉각 강하게 반발하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이민근 시의회 의장 등 한국당 소속 9명의 시의원들은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이에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은 안산시민을 무시하는 일방적 결정"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세월호 사고 이후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역경제가 고사 직전이고 지역의 가치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여론을 무시한 일방적 사업 추진"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또 "제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시민에게 또 다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세월호 사고의 정치적 이용을 통해 시민들을 기만해 발생할 혼란과 갈등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의원들은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이번 결정을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앞으로 모든 역량을 동원해 강력히 투쟁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시와의 심각한 갈등을 예고했다.

안산=박성철 기자 ps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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