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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GM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데 이어 한국지엠의 최대공장인 부평공장의 운명에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지엠 협력업체들도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창때 부평공장 야적장에는 신차들이 빈틈없이 들어차 있었지만 20일 현재 완성된 신차가 야적장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은 글로벌 경쟁력 하락으로 위기에 처한 한국 자동차산업에 던지는 의미가 남다르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경종(警鐘)이다. 지금 전 세계 자동차산업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탈바꿈 중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하지만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이 경쟁에서 밀리는 느낌을 준다. 노동력에 의존한 장치산업의 틀을 벗지 못한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미래 먹거리를 위한 산업구조 재편은 언감생심(焉敢生心)으로 와 닿는다. 전문가들은 혁신 없이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 자동차산업은 냉정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 남기 힘들다고 진단한다. <관련기사 2·3면>

 지난 13일 ‘완전 폐쇄’가 결정된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연간 27만 대의 완성차를 생산하던 곳이다. 시간당 60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군산공장은 2011년 26만8천 대, 2012년 21만1천 대를 생산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이 기간 고용인원도 3천6천71명에서 3천770명까지 늘었다. 전라북도 지역 수출의 50.0∼52.5%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지엠의 핵심 공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산 상태에서 미국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기사회생한 GM 본사는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군산공장의 주력 수출길이었던 유럽 법인을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GM은 전통적으로 독일 차량이 우위를 점한 유럽에서 가성비가 낮은 미국 소형차가 지속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2013년 군산공장 생산 물량은 14만5천대로 급감했다. 이후 매년 줄어 2016년 말 3만4천 대를 기록했다. 공장 가동률은 10∼20%를 불과했다. 군산공장의 2016년 기준 1대당 생산시간은 59.31시간으로, 전 세계 148개 자동차 생산공장 중 130위를 기록했다. 독일과 프랑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공장들이 ‘톱 10’을 차지하며 대당 생산시간 14∼26시간을 기록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노동생산성 저하는 단순히 한국지엠의 문제만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라고 한다. 특히 공장 내 인력 활용을 나타내는 편성효율성은 국내 공장의 경우 평균 50% 수준이다. 편성효율성 50%는 가용인력 100명 중 50명이 일하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일본차에 밀려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도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14년 500만 대에 근접했던 국내 완성차 생산대수는 지난해 말 411만 대로, 2년 연속 인도(478만 대)에 밀려 6위를 기록해 ‘빅 5’ 자리를 내줬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는 현대차를 비롯해 국내 자동차 업계에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반드시 체질개선이 이뤄져야 하며, 정부도 자동차산업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 산·관·학을 연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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