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열기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개인의 한계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열정도 감동적이지만 여러 명의 선수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몇 배의 감동을 준다. 남북 단일팀으로 꾸려진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은 그야말로 팀워크 하나로 뭉쳐 ‘팀워크의 교본’을 보여줬다. 비록 7~8위전 순위 결정전에서 스웨덴에 1대 6으로 패배해 최하위로 올림픽을 마쳤지만 그들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팀워크의 교본을 보여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과 달리 여자 스피드스케이트 팀 추월은 팀워크 논란을 일으켰다. 네덜란드 대표팀과 상대한 경기에서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3분3초76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7위에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2명의 선수와 1명의 선수가 큰 격차를 두고 들어왔다. 3명 모두 대한민국 선수이고, 한 팀이었다. 그러나 격차만 놓고 보면 개인전을 방불케 했다.

 가장 먼저 들어온 선수의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팀 추월은 3명 중 가장 마지막에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의 기록으로 승부를 가린다. 따라서 보통의 팀들은 경기 중간중간 서로 돌아가며 선두에 나서기도 하고, 조금 처지는 선수는 뒤따르는 선수가 엉덩이를 밀며 격려하는 훈훈한 모습을 자주 연출한다. 하지만 우리 여자 스피드스케이트 팀 추월은 같은 국적 선수들 간의 2대 1의 경기를 보여줬다. 더욱 큰 충격은 경기 이후의 모습이었다. 경기 후 이동은 물론 인터뷰 과정에서도 이들은 서로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선수의 인터뷰 장면은 팀워크 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선수들에게 경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은 구성원 사이의 조직적이고 협동적인 행동을 보여야 하는 ‘팀워크’가 가장 큰 경쟁력이다.

 평창 올림픽도 끝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 50조에는 ‘올림픽과 관련된 시설이나 올림픽이 열리는 장소에서는 그 어떤 정치적, 종교적, 인종차별적 시위나 선전활동을 금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치도 팀워크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