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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호 인천시 시립박물관 검단선사박물관장
인천 서구 고산후로 121번길 7(원당동)에 인천시 검단선사박물관이 있다.

 검단의 여러 곳에서 1999년 선사시대 유적이 발굴돼 효율적인 유물보관과 전시를 위해 2008년에 건립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천에서는 구석기 유물이 발견되지 않아 많은 궁금증을 자아 냈었다.

 그런데 검단의 원당동에서 구석기 유물이 발견돼 이곳이 우리 조상의 숨결이 묻어 있는 유서 깊은 지역으로 새롭게 인식돼 인천 역사 바로 알기에 큰 기여를 한 바 있는데 이곳에 바로 검단선사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검단선사박물관은 검단에서 출토된 유물 외에 영종도 출토 선사 유물, 구월동 출토 선사 유물 등 4천 3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도 검단 지역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최대 1만 여 점이 더 발굴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물관에서는 전시 및 관람 이외에도 각종 교육, 행사가 운영돼 유치원, 어린이, 중고생뿐만 아니라 성인대상의 고고학 프로그램, 아카데미 강좌와 특별전도 개최해 시민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먼저 이 지역 ‘검단’이 주는 의미를 알아보고자 한다.

 검단의 한자는 검을 검(黔), 붉을 단(丹)을 쓴다. 검단(黔丹)을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검고 붉은’ 의미를 갖는다. 이를 좀 더 심층 분석해 보자.

 먼저 검(黔)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몇 가지 의견이 있다.

 첫째는 이곳 일대가 갯골로 조수가 드나들어 흙이 검어(검바위)서 그렇다는 설이 있다.

 둘째는 광물자원이 풍부해 검단 지명(검데이)이 생겼다는 설이다. 대곡동(大谷洞) 123-1일원에 1995년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33호로 지정된 고인돌군이 존재한다.

 이곳 일대는 가현산(歌鉉山, 해발 215m)으로 그 아래 남쪽의 쇳골과 북쪽의 황골에는 광물자원이 풍부해 이런 지명이 생겼다고 한다.

 황골에는 가현산 자락을 중심으로 고인돌 100여 기가 존재하는 것으로 볼 때 옛날부터 이곳은 사람들이 가장 살기 좋았던 곳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검단(黔丹)의 검(黔)은 성스러운 제사를 지내는 즉 ‘신성하고 으뜸의 땅’이란 뜻과 단(丹)은 강화 마니산 참성단과 같이 ‘제단’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렇다면 검단(黔丹)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신성한 제단’이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인근에 지명과 관련된 유래도 흥미롭다. 불로동(不老洞)은 만수산(萬壽山, 113m)에서 북동쪽에 있는데 이곳에서 나오는 약초를 캐 먹고 장수하는 사람이 많아 불로동이라 한다.

 또한 선사 유물이 많이 발견된 원당동은 당(堂)이 있는 마을이란 뜻이고 그 아랫 마을이 당하동(堂下洞)이다.

 특히 제림산(濟林山, 98m)은 말 그대로 천신제를 지내는 산 이름이 그 속에 담겨 있다.

 끝으로 평산 신 씨, 반남 박 씨 집성촌도 잘 알려져 있고, 훈민정음 창제에 공헌한 정인지, 서예가 신흠, 실학자 박세당 등 검단에는 중요한 인물이 많다.

 검단, ‘성스럽고 살기 좋은 지역’. 옛 명성을 찾기에 충분한 지역이라는 것을 지금도 김포 경계까지 개발이 한창 진행 중임이 증명한다.

 이곳 박물관에 오시면 인근지역을 포함한 선사시대 출토 유물과 당시 우리 조상의 생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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