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한국 선수단이 얻은 것은 ‘밝은 미래’다.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4년 뒤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대감을 높인 선수들이 다수 배출됐기 때문이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차준환(휘문고)은 한국 남자 피겨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차준환은 평창올림픽에서 자신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최고점을 모두 뛰어넘었다. 그는 쇼트프로그램 83.43점, 프리스케이팅 160.13점으로 총점 248.59점을 획득해 기존 최고점 242.45점을 6.14점높였다. 남자 싱글 최종 15위를 차지해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최고 순위(정성일 17위)도 24년 만에 경신했다. 발목부상, 감기몸살 증세 등 성치 않은 몸으로 만든 성적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쿼드러플(4회전)점프를 프리스케이팅에 한 차례만 배치했던 그는 올림픽 직후 ‘추가 장착’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피겨선수들의 전성기는 20세를 전후해 찾아온다. 차준환이 베이징 대회에 나설 때면 만 21세가 된다.

피겨 여자 싱글 전망은 더 밝다. 최다빈(고려대 입학예정)은 은퇴한 김연아를 제외하고 올림픽 최고 성적인 7위를 거뒀다. 한국 선수단 최연소인 김하늘(수리고 입학예정)은 13위로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들은 베이징올림픽 때 나이 제한을 통과하는 임은수(한강중), 김예림(도장중), 유영(과천중)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경쟁을 통한 선수들의 성장 여부에 따라 메달권에도 근접할 수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평촌고를 갓 졸업한 김민석(성남시청)은 아시아 최초로 남자 1500m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팀추월에선 이승훈(대한항공), 정재원(동북고)과 은메달을 합작했다. 무시무시한 폭발력으로 유럽 선수들의 아성을 넘어선 김민석은 4년 뒤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가 주종목인 만 17세 정재원은 이승훈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꼽힌다.

남자 500m 은메달리스트 차민규(동두천시청), 1000m 동메달리스트 김태윤(서울시청)도 20대 중반이라 앞으로의 선전을 기대해볼 만하다.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경험을 쌓은 여자 단거리 김민선(의정부시청)은 이상화(스포츠토토)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쇼트트랙도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한국체대)은 만 22세, 남자 500m 은메달리스트 황대헌(동북고)은 만 19세다. 세계 최고의 실력으로 2관왕을 차지한 여자대표팀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도 만 20세밖에 안 됐다.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한국 설상 최초의 메달을 딴 스노보드 이상호(이상 한국체대)도 4년 뒤 전망을 밝혔다. 만 23세인 그는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0.43초 차 준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올림픽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세계 남자 스켈레톤 최강 윤성빈(한국체대)은 2026년 올림픽까지 전성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6위를 기록한 김지수(성결대) 역시 ‘파란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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