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지난해와 2016년도에 펴낸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5년 기준 인천의 보육교직원에 의한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33건으로, 경기도(126건)·서울(36건)에 이어 전국(17개 시·도)에서 세 번째로 많았다. 2016년에도 경기 133건, 서울 83건, 인천 81건 등으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2015년 1월 전국적 이슈가 됐던 연수구 송도의 한 어린이집 여교사의 원생 폭행 이후에도 인천은 지속적으로 아동학대가 발생하고 있고, 현재 5대 광역시 중 인구가 더 많은 부산(2015년 6건, 2016년 36건)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문제는 인천의 사건은 다른 지역에 비해 아동학대 강도가 세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18일 부평구 부개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원장이 5살 원생을 발로 차고 머리를 때리는 장면이 CC(폐쇄회로)TV에 찍혀 주위의 공분을 샀고, 이 원장은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또 지난해 12월 초에는 계양구의 한 종합병원 직장어린이집에서 소속 보육교직원들이 한 살배기 원생에게 강제로 밥을 먹이는 한편, 다른 원생을 폭행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구와 연수구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직원에 의한 아동학대사건이 불과 열흘 차이로 터지기도 했다.
계양구의 한 어린이집 학부모 A(35·여) 씨는 "요즘 한 달에 한 번씩은 인천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보육교사를 상대로 인성검사를 시행해 부적격자를 영구 퇴출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계기관에서는 특별한 방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아동학대 방지 결의대회 및 자정대회, 아동학대 방지 관련 UCC 방영, 보육교직원 대상 상담제도 등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천지역 보육교직원의 아동학대 실태를 알고 방지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소수 이탈 보육교사들 때문에 인천이 더 부각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중앙아동보호기관 관계자는 "인천은 영·유아 비중이 높은데다, 타 지역에 비해 굵직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사례가 있어 지역 학부모들이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지자체와 각 이동보육시설은 높아진 학부모의 기대치를 인식하고,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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