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무대에서 ‘패배의 교훈’을 남긴 대표적 인물로 원소가 꼽힌다. 그는 후한의 최고 명문가 후손인데다 풍채가 좋았고 호감이 가는 인상의 소유자였다. 만일 황건의 난이 일어나지 않고 후한시대가 계속됐다면 정승의 지위까지 올랐을 것이었으나 천하가 소란해지자 군벌로서 세상을 호령하고 싶어했다. 처음에는 그의 뜻대로 됐다. 황하 이북의 4개 주를 차지했고 당시 맞수로 등장한 조조에 비해 군사력이나 경제력에서 4∼5배의 막강한 힘을 갖게 됐다.

 하지만 그에게는 결단력이 없는데다 휘하의 참모들 직언을 듣기보다 아첨을 좋아했다. 결국 그는 조조와 자웅을 결하는 관도대전에서 치명적 패배를 당해 패사하고 마는데 싸움 직전에 조조가 했던 말이 마치 그의 운명을 예언한 것처럼 전해진다. "원소야! 아직도 모르겠느냐? 속히 항복해라. 큰 칼이 머리 위로 떨어질 때 후회한들 어쩔 수 없지 않으냐."

전직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들이 곤욕의 시대에 살고 있다. 권력자의 지위에 있을 때 무모했던 탓이다. 이제라도 국민에게 항복하면 조금은 더 나을 텐데 안타까운 일임에 틀림없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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