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쪽으로 떨어지다
리처드 로어 / 국민북스 / 1만4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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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를 맞아 누구나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고민한다. 인생 후반부로 들어가는 여정은 우리 모두를 기다리고 있다. 대부분이 후반부 인생이라면 나이가 들어 은퇴하고 건강이나 챙기는 것을 연상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에게는 ‘더 먼 여정(further journey)’이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여정이 앞에 있음에도 많은 이들은 후반기의 더 먼 여정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 애써 외면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반드시 후반부 인생을 살게 된다. 그렇다면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람들은 인생의 전반전을 잘 치르고 살면 후반부 인생은 덤으로 주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위쪽으로 떨어지다’에서 저자 리처드 로어는 전반부 인생의 임무는 출발하는 문을 발견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더 먼 여정, 즉 인생의 후반전이 기다리고 있음을 아는 사람들은 인생의 전반전에 준비운동을 아주 다르게 할 것이고, 그러면 뒤에 오는 것을 더 잘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전반부와 후반부 인생은 단절된 별개의 개념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오직 전반부 인생에서 실패와 몰락을 경험한 사람들만이 후반부 인생의 더 먼 여정에 온전히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첫 번째 여정을 건너뛰고 두 번째 여정으로 들어갈 수 없다. 첫 번째 여정을 건너뛰면 그것의 필요성과 한계를 결코 알지 못한다는 얘기다. 왜 첫 번째 여정이 우리를 실망시켜야 하는지, 두 번째 인생 여정의 놀라운 충만함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 둘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결코 알 수 없게 된다는 주장이다.

 전반부에서 온전한 총체적 삶을 산 사람만이(그것이 실패와 몰락이건, 성공이건) 후반부 인생으로 들어갈 수 있다. 후반부 인생 여정에 들어선 사람의 유리한 점은 전반부 인생의 언어와 임무를 여전히 기억하고 존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생 전반전에서 ‘생존의 춤(survival dance)’을 췄다면, 인생 후반전에는 성스러운 춤(sacred dance)을 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쪽으로 떨어지다’를 통해 인생 후반전을 살아가는 지혜를 들어보자.

 미국의 대표적인 영적 지도자인 리처드 로어 신부는 프란체스코회 사제로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본부를 둔 ‘행동과 묵상센터’의 창립자이자 소장으로 있다. 1961년 프란체스코 수도회에 입회한 후 1970년에 사제 서품을 받고 약 50년 동안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강연과 피정으로 신앙의 본질과 삶 속에서의 묵상 전통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애니어그램」, 「벌거벗은 지금」, 「불멸의 다이아몬드」 등 20여 권을 책을 저술했다.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가
애덤 윌킨스 / 을유문화사 / 2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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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은 어떻게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됐을까?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가’는 얼굴의 외적 형태와 내적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밝히는 얼굴 진화 연구의 결정판이다. 유전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로서 35년 가까이 학자의 길을 걸어 온 애덤 윌킨스가 평생 간직해 온 얼굴에 대한 흥미와 진화적 관심을 결합해 인간 얼굴의 진화를 둘러싼 장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책은 시간적으로 5억 년 전에 탄생한 최초 척추동물의 얼굴부터 시작해 가장 최근에 형성된 인류 조상의 얼굴로 이어지는 진화의 역사를 조명한다. 공간적으로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 지구 곳곳을 넘나든 동물과 인류의 이동을 추적하기도 한다.

 화석 기록부터 유전학, 생물학, 인류학 등 인간 진화에 대한 최신 과학 연구를 집대성하는 동시에, 인간 얼굴에 대한 흥미로운 이론적 지도를 그려간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그러나 그동안 소홀이 다뤄졌던 인간 얼굴 진화의 역사를 집요하게 파헤쳐 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이유
오카다 다카시 / 책세상 /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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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떠올릴 정도로 가혹한 위기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이유’는 역사 속 철학자와 문학가의 삶뿐만 아니라 저자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토대로 엮어낸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다.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일본에서 인간관계 관련 정신의학 전문의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인격장애 임상 분야의 제1인자로 손꼽힌다. 10여 년 전부터 그의 저서가 국내에 꾸준히 번역·소개돼 오면서 한국 독자들의 호응을 불러왔다. 이번에는 학문으로서의 철학이 아닌,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고난을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철학에 도전한다.

 이 책에서는 ‘어차피 죽을 존재인 우리가 고통을 받으면서도 살려고 하는 데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여기에 대한 답을 의사로서의 임상 경험과 역사 속 인물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진지하게 모색해 나간다.

 저자는 힘든 이들이 겪는 고뇌의 밑바탕에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근본에 관한 문제가 얽혀 있다고 본다. 때문에 시련을 헤쳐 나가려면 버팀목이 될 만한 철학,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자신만의 철학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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