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민 용인시장(왼쪽)과 오희옥 지사가 1일 오후 원삼면 죽능리 527-5번지에서 ‘독립유공자의 집’ 나무문패를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 정찬민 용인시장(왼쪽)과 오희옥 지사가 1일 오후 원삼면 죽능리 527-5에서 ‘독립유공자의 집’ 나무문패를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는 용인의 ‘3대 독립운동가’ 오희옥(92·여) 지사가 꿈을 이뤘다.

용인시는 3·1절인 1일 오후 원삼면 죽능리 527-5번지에 오 지사가 거처할 1층 단독주택을 완공해 준공식을 가졌다.

준공식에는 정찬민 시장, 오 지사의 가족, 시민, 정해주 경기동부보훈지청장, 김중식 시의회 의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독립유공자의 집으로 명명된 이 주택은 438㎡ 대지에 방 2개와 거실, 주방을 갖췄다.

주택 입구에는 ‘독립유공자의 집, 지사님의 고귀한 희생에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라는 글이 새겨진 나무 문패가 걸렸다.

오 지사는 "동포들이 목숨을 바쳐 독립만세운동을 한 3·1절에 아름다운 집이 완공돼 너무 감격스럽다. 집을 짓는 데 도움을 주신 용인시민과 시에 감사하다"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는 이날 준공식에서 오 지사의 고향집 건립을 위해 애쓴 14개 기업과 단체에 감사패와 표창장을 전달했다.

오 지사의 고향집은 용인시 공무원·시민의 성금, 해주오씨 종중의 땅 기부, 용인시 관내 기업들의 재능기부가 하나로 합쳐 지은 ‘용인의 집’이기도 하다.

정부가 아닌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시민들과 함께 독립유공자를 위한 집을 마련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시가 ‘오 지사 고향 모셔오기 프로젝트’를 가동해 정찬민 시장과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성금 2천133만 원을 모았고, 오 지사의 집안인 해주오씨 소종중에서 집터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100만 원)와 원삼면 기관단체장협의회(500만 원)도 후원금을 종중에 전달했다.

또 용인지역 기업들이 앞다퉈 재능기부에 나서 건축설계, 골조공사, 시공, 조경, 전기·소방설비를 담당한 덕에 지난해 8월 11일 착공한 지 6개월 만에 완공됐다. 오 지사는 용인 원삼이 고향인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독립운동을 벌인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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